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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전망] 치열해진 미중 패권 경쟁...반도체·대만 등 전방위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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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을 유일한 위협 국가로 지목하고 전방위 견제
IRA·반도체·틱톡에서 무역·금융·바이오 등 확전 예고
대만 문제 불씨 우려 속 미중간 포위망 경쟁
'경쟁하되 관리하자' 새 가이드라인 형성 주목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바다가 변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갈수록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정책에 대한 특집 기사를 다루며 내건 제목이다.  

이 표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부국장을 지낸 클레테 윌렘스의 언급이기도 하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외교안보팀들은 이제 과거와 달리 중국의 도전을 '국가 안보 자체의 위협'으로 간주하며 새로운 차원의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은 중국을 위협적인 패권 경쟁국으로 간주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중국의 개방과 경제 발전을 지원하며 향후 글로벌 무대에서의 동반자 또는 조력자로 성장하기를 기대해온 측면이 강했다.

물론 중국 정부도 상당기간 덩샤오핑이 내걸었던 '도광양회(韜光養晦)' 지침에 충실했다.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키울 때까지 참고 기다리겠다'며 미국과의 정면 충돌은 가급적 피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하지만 중국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미국을 위협할 군사대국으로 급성장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더구나 지난 10월 20차 당대회를 통해 장기집권을 기틀을 마련한 시진핑 주석은 일찌감치 자신이 내건 '중국몽'을 통해 미국에 사실상 도전장을 던져 놓은 상태다.  

미국의 상당수 학자와 중국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중국을 견제하지 않으면 글로벌 리더십을 중국에 뺏기게 된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 정치권에서도 한 목소리로 "더 늦기 전에 중국을 제압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이같은 위기감은 지난 10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공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백악관은 중국에 대해 "국제 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점점 더 경제·외교·군사·기술적 힘을 갖춘 유일한 경쟁자"라고 지목했다. 

21세기에 미국을 위협하고 있고, 맞서 싸워 이겨야할 유일한 경쟁국이 중국이란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초 예상과 달리 트럼프 전 정부의 대중 관세 및 무역 보복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중국 견제를 최우선 외교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더욱 거세질 미중 경제 패권 전쟁...틱톡·반도체에서 무역·금융까지 

바이든 정부와 의회는 올해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와 동시에 미국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법안을 쏟아냈다. 미국의 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과 산업 성장을 저지하고, 중국이 이미 주도권을 쥔 글로벌 공급망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도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 초당적 지지로 의회를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반도체과학법'에 서명했다. 

이어 지난 10월 미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 장비 중국 통제를 발표했고 상무부는 12월에 양쯔메모리테크놀러지(YMTC) 등 30여개의 주요 메모리칩 제조 관련 업체들을 무더기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중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관련 미국 WTO 제소 사실 알린 환구시보 트윗, 자료=트위터] koinwon@newspim.com

미국 상원과 하원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퇴출시키기 위한 초당적 입법안을 앞다퉈 처리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지난해 중국을 견제하고 기술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법안들은 2023년에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중국과의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시작되는 셈이고 그 실질적인 파장도 확산될 전망이다.

이뿐 아니다. 백악관의 외교안보 사령탑인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생명공학과 청정에너지 분야 등 미래의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중국이 주도하도록 방치해선 안된다면서 관련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향후 생명공학, 퀀텀, 인공지능(AI), 로봇 산업까지 미중 기술 패권 전선이 확산될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윌렘스는 2023년에도 바이든 정부와 의회가 중국의 '기술 굴기'를 꺽고 미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각종 규제와 법안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자본의 중국 기업 투자를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더구나 공화당이 1월부터 미 하원의 다수당으로 복귀하는 것도 미국 정치권의 '중국 때리기'에 기름을 부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차기 하원의장이 유력한 케빈 매카시 의원등 공화당 지도부들은 한층 강경한 대중 견제 필요성을 역설해왔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인 헝 트란은 아틀랜틱 카운슬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미 의회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 부여해온 '영국적 정상관계' 지위 박탈을 추진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과 봉쇄'를 둘러싼 미중 갈등 고조 

워싱턴 정가에선 올해 미 하원의 공화당 장악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놓고 가파르게 대치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매카시 의원은 자신이 하원의장이 될 경우 의원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하겠다고 수차례 언급해왔다.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아시아 순방 도중 대만 방문을 감행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대만에 대한 전방위 포위 군사 작전과 전투기 위협 비행을 감행했고, 미중 정부간 대화 채널도 단절시키는 초강수로 맞섰다.  

시 주석도 지난 10월 당대회를 통해 집권 3기에 나서면 연설을 통해 대만 통일을 반드시 실현시키겠다면서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은 이미 대만을 중국 견제의 지렛대이자 보루로 굳건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맞대응하고 있다. 2023년 국방수권법(NDAA)에는 향후 5년간 대만에 100억 달러를 융자로 지원하며 미국산 무기를 구매토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중국 폭격기 이륙모습[사진=위챗 공중계정]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는 변함잆다면서도 대만의 안보는 반드시 지켜내겠다며 중국에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고 있다. 

대만 문제도 따지고 보면 미국과 중국의 본격적인 군사적 패권 경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집권 이후 줄곧 전방위 중국 견제와 봉쇄에 주력해왔다. 이제 동맹국과 우군을 최대한 확보해가며 중국 포위망을 거의 완성해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발족시켰고, 미국·일본·호주·인도가 참여하는 쿼드(Quad)까지 확대 개편을 추진중이다. 

북핵 위협을 계기로 형성된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강화도 장기적으로는 중국 견제의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일본이 그동안 금기시됐던 반격 능력 보유를 천명하고 군사력 증강에 나선 것을 가장 먼저 반긴 것도 미국 정부다. 

미국 정부는 인도·태평양에서의 중국 견제와 주도권 확보를 위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결성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맞서 미국 정부에 1982년 미중 공동성명에 따른 '하나의 중국' 원칙을 충실히 지키라고 강력히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미국에 전방위 압박을 완화시키고 주변국들의 이탈을 이끌어내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의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시 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처럼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지는 국가와 우방국들의 틈을 과감히 비집고 들어가는 외교 행보도 이어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의 관계 재설정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치열하게 경쟁하되 관리를 해가자'...미중의 새로운 가이드 라인 주목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11월 발리에서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정상회담에서 가장 강조되고 나름 공감대를 형성한 내용은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경쟁하되, 위기는 공동으로 관리해가자'로 요약된다. 

양국이 이미 양보할 수 없는 패권 경쟁에 나선 상황이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기후 변화 등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협력을 유지하자는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의 당시 정상 회담 인사말에서도  "나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차이를 잘 관리하고, 경쟁이 분쟁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며, 우리의 상호 협력이 필요한 긴급한 글로벌 이슈에 대해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의 공감대를 구체화하기 위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올해 초 방중을 추진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미중 정상간 솔직하고 생상적인 논의를 토대로 양국 관계를 책임있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면서 "나는 내년 초 중국 방문에서 이런 대화가 진전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패권을 두고 정면 승부에 나선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되 관리하자'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며 갈등과 위기를 관리해갈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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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위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거스타의 신은 로리 매킬로이의 역사적인 마스터스 2연패를 허락했다. 매킬로이는 수많은 골프 명인들조차 커리어 내내 한 번 입기도 벅찼던 그린 재킷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역대 마스터스 2연패의 주인공은 단 세 명뿐. 잭 니클라우스(1965·1966), 닉 팔도(1989·1990), 타이거 우즈(2001·2002). 우즈 이후 20년 넘게 끊겼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마스터스 역사상 네 번째 레전드에 이름을 새겼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2라운드까지 2위와 6타 차 앞서며 대회 2연패에 근접했던 매킬로이는 무빙데이에서 1오버파를 치며 공동 선두를 허용, 우승 향방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이날 최종일의 승부는 세계랭킹 1, 2, 3위가 다투는 명승부가 연출되며 패트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해 연장패로 눈물을 삼켰던 세계 3위 저스틴 로즈와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 세계 1위 셰플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홀 첫 버디로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4번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며 곧바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한 홀 만에 2타를 잃으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승부는 결국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1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홀 왼쪽 2m 남짓에 붙인 티샷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어 13번홀(파5)에선 그린 뒤 러프에서 과감히 퍼터를 꺼내 세 번째 샷을 3m 안쪽에 세웠다. 이 버디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2타 차로 달아났다. 3라운드에서 아멘 코너에서만 3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악몽을 최종일 같은 구간에서 만회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였다.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2언더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11·12번홀 연속 보기로 다시 2타를 잃으면서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다시 버디 사냥에 나섰지만 벌어진 간격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셰플러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압박했지만 리더보드 맨 위 이름을 뒤집기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저스틴 로즈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며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셰플러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운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마지막까지 긴장은 이어졌다. 2타 차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은 오른쪽 나무 아래 거칠게 빨려 들어갔다. 숲을 통과해야 하는 난감한 라이였지만 그는 8번 아이언을 쥐고 과감하게 그린을 향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 4m 지점에 올린 뒤 침착하게 투 퍼트 파로 마무리했다. 우승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 오거스타를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로리'를 연호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패트론을 향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지난해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를 처음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년 전 18번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그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한 번 우승하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던 그의 말은 아멘 코너를 넘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그는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내주지 않아 2020년 더스틴 존슨 이후 6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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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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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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