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10시25분부터 MDL 넘어 남하
군, 경고 방송‧사격 이어 오후까지 격추 대응
2014년 무인기 크기 비슷, 일부 육안 식별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 무인기 수대가 26일 오전부터 오후에 걸쳐 경기도 강화‧김포‧파주 영공까지 넘어와 우리 군이 전투기와 공격헬기를 동원해 전술조치 대응했다.
북한 무인기 수대가 한꺼번에 비행하면서 군사분계선(MDL)를 넘어 남측 깊숙이 내려와 그야말로 '대담한 도발'을 하기는 처음이다.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북한 무인기 도발과 발견은 2017년 6월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지 5년 6개월 만이다.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 무인기가 2017년 6월 강원도 인제군 한 야산에서 발견됐다. [사진=합동참모본부] |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이 26일 오전 10시 25분께부터 오후까지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항적 수개 포착해 경고 방송과 사격을 하고 전술조치 대응했다"고 밝혔다.
북한 무인기 수대는 김포 전방 군사분계선(MDL) 이북에서부터 항적이 포착돼 우리 공군 전투기와 육군 공격헬기 등 대응 자산이 즉각 출격해 오후까지 대응작전을 했다.
북한 무인기 수대는 MDL를 넘어 경기도 강화와 김포, 파주 영공까지 민간 지역을 수 km까지 남하했다. 무인기 수대 중에 1대가 먼저 남하해서 우리 군이 추적 대응했으며 한참 지난 시간에 다른 무인기들이 식별돼 대응작전을 했다.
북한 무인기들은 유턴과 좌우로 비행하면서 경기도 강화와 김포, 파주 인근에서 다양한 항적을 보였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무인기 크기는 2014년 3월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무인기는 육안으로도 식별됐다.
2014년 3월 경기도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사진=국방일보] |
우리 군이 오전부터 즉각 대응 작전에 들어갔지만 무인기를 격추시키는데 민가 피해 등이 우려돼 작전 소요 시간이 길어졌다. 북한 무인기 도발로 인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가 다시 재개됐다. 이날 오후 1시 8분부터 항공기 이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가 약 50분 만에 재개됐다.
이날 강원도 원주에서 이륙 중에 추락한 공군 8전투비행단의 경공격이자 전술통제기인 KA-1도 북한 무인기 도발 대응작전에 나섰다가 오전 11시 39분께 횡성에서 추락했다. 다행히 조종사 2명 모두 비상 탈출에 성공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무사한 상태다.
북한 무인기에 폭발물이 장착돼 있는지에 대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우리 군은 격추하기 위해 전술조치 대응을 했으며 차선책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3월 2대의 북한 소형 무인기가 파주시와 백령도에 추락해 발견된 후 4월 삼척에서도 추가로 발견됐다.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에서는 청와대를 비롯한 서울 시가지 사진이 담겨 있었다.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날개 폭 1.92m, 동체 길이 1.43m, 높이 55.7cm, 무게 15kg이었다.
김승겸 합참의장이 지난 12월 16일 성재산 전방관측소(OP)에서 최전방 일반전초(GOP) 경계작전태세를 현장 점검하고 있다. 김 의장은 방공진지도 찾아 북한의 무인기 침투 대비 방공작전태세를 점검했다. 김 의장은 "적 무인기 위협을 철저히 분석해 대비하고 적 무인기 도발 땐 작전수행 절차에 따라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사진=합참] |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기에는 군사시설을 비롯한 소청도와 대청도 사진이 담겨 있었다.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날개 폭 2.45m, 동체 길이 1.83m, 높이 0.78m, 무게 12.7kg이었다.
2017년 6월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도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발견됐다.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를 정찰했으며 메모리 카드 안에 555장의 사진이 발견됐다. 강원도 금강군에서 이륙한 것으로 분석됐다. 백령도 무인기와 유사하게 생겼으며 날개 폭 2.86m, 동체 길이 1.85m, 무게 13kg이었다.
2017년 당시 우리 군 당국은 "우리의 영공을 침범하고 군사기지를 정찰한 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중대한 도발 행위"라고 강력 규탄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