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경제위기 인식 어느때보다 높아
초정부적 가용 가능한 모든 지원 통해 위기 돌파해야
[서울=뉴스핌] 이강혁 산업부장 겸 부국장 = 고사의 격언에 '부자가 힘을 합치면 산이 옥이 되고 형제가 한 마음이면 흙이 금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풀어보자면, 가까운 사람들과 힘을 합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는 없다라는 의미다.
'똘똘 뭉쳐야 힘은 커지고 위기도 기회로 바꿀 수 있겠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을 코앞에 두고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위기감 속, 문득 든 생각이다.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산업부장 겸 부국장). |
내년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 인식은 어느때보다 높아져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공급망 붕괴까지 글로벌 경제는 복합위기의 시대다.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 전체의 위기감은 곧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의 위기감을 더욱 키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기저기 걱정은 태산이다. 심리는 최악이고 마음은 점점 더 조급해 진다.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은 부정적 경제전망 일색이다. 너무 많은 케이스를 한마디로 정리해 해법이라 제시하긴 불가능하지만 초정부적 가용 가능한 모든 지원과 협력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위기 탈출의 중심은 아무래도 우리 경제주체인 기업들이다. 당장 기업에 돈이 돌지 않는 것은 화급히 막아야할 문제다. 돈이 돌지 않으니 그나마 사정이 괜찮은 기업마저 현금을 쌓고 비용을 줄이려 감원의 칼을 빼들고 있다. 투자를 하려해도 돈을 빌리기도 어려우니 계열사 간 돌려막기로 간신히 버티는 기업도 여럿이다. 이래서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 동양에서는 '지혜로 가정의 안정과 평화를 지키는 해'라고 풀이한다. 기업들이 힘을 합쳐 지혜를 짜내고 나라의 안정과 평화를 지켜야할 한 해가 됐으면 한다.
그러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들이 성장의 불을 밝힐 수 있도록 부싯돌 역할을 해줘야 한다. 적어도 내년만큼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를 과감하게 풀어줘 기업이 지혜를 짜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야 일자리도 늘고 경제도 돌아간다. 그게 선순환이다.
그래서 정치권의 법인세 1%p 인하 합의는 못내 아쉽고 중대재해법과 같은 애매모호한 기업옥죄기 법의 보완은 시급해 보인다. 유연하지 못한 노동시장 환경과 글로벌 경쟁력을 해치는 각종 규제는 더 늦어져서는 안될 개혁 중 핵심이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즈음. 조급할수록 일단 침착하자.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대비하는 게 당장의 해결책보다 중요할 수 있고 넘어져 본 사람이 더 빨리 일어나는 법이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지나오며 몸에 밴 학습효과도 있지 않은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위기 속에서도 삼성, SK, 현대차, LG 등 우리의 많은 기업들은 그동안 부지런히 씨앗을 뿌려왔다는 것이다. 절명의 위기라고 해서 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준비된 기업에게는 기회가 반드시 온다. 기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면 진심이 보이고 그렇게 마음이 맞으면 못할 것이 없다. 한강의 기적. 또한번 이루지 말란 법은 없다.
기적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 기업의 성장사는 수없이 많은 위기를 이겨낸 저력을 잘 보여준다. 이는 곧 기적의 원천이다. 기업은 이미 준비돼 있다고 봐야한다. 위기를 안다는 것은 탈출할 준비 역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모두가 힘을 합치면 위기 탈출은 더 빨라질 수 있다.
내년에도 우리 기업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된다. 물론 쉬운 길은 없다. 그래서 더 현실에 충실하면 된다. 초심을 잃지 말고 생각한 방향으로 성장사를 다시 써나가길 바란다. 정부와 정치권, 기업 할 것 없이 분열과 반목은 접고 똘똘 뭉쳐 서로 한방향으로 힘을 합하면 그 힘은 엄청난 기회로 커질 것이다.
계묘년 새해. 우리 경제주체인 기업들에게 응원을 보내며 한국 경제의 지혜로운 위기 탈출을 기대해 본다.
ikh665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