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단독주택 현실화율 환원에 못미쳐…"시세 상승"
"공공주택은 하락 반영"…실거래지수 기준 10% 이상
"단독·공동주택 차별 다시 확대…목표치 등 조정해야"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내년 3월에 나올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발표된 토지, 단독주택은 오히려 시세가 상승했다는 이유로 공시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떨어졌다. 반면 공동주택은 실거래가가 본격 하락하고 있는 만큼 현실화율 환원 등을 고려할 때 최소 10%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국토부 "토지·단독주택 시세 상승…공동주택은 하락 반영될 것"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시세를 제외한 2023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은 작년 대비 -3.5%다.
2020년의 현실화율인 69%를 적용한 결과다. 기존 현실화율 계획에 따르면 72.7%로 높아질 예정이었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국민 세금 부담 등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달 이런 내용의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실화율이 2020년 수준으로 낮아진 만큼 시세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가격은 현실화율과 시세를 적용해 도출된다. 아파트로 대표되는 공동주택 가격이 올 들어 뚜렷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어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14일 발표된 토지, 단독주택 공시가격 하락률이 예상치에 못미쳐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국토부는 현실화율 수정을 통해 단독주택, 토지의 공시가격 변동률이 각각 7.5%, 8.4%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발표에서는 5.92%, 5.95% 내리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현실화율 조정으로 공시가격이 떨어지는 효과에 시세를 적용해 도출된 것"이라며 "시세 자체는 소폭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공동주택만 보면 하락폭이 크지만 땅은 주택에 비해 안정적이고 단독주택은 중간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실거래가가 올 들어 계속 떨어지고 있는 만큼 시세 하락이 상당부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부동산원의 시세조사뿐만 아니라 실거래지수나 주택동향조사 등을 참고한다"며 "시세는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올해 실거래지수가 많이 떨어진 만큼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반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실거래가지수 기준 10% 이상 하락할 듯…"공시가 환원 문제" 지적도
실제로 국토부가 참고하는 부동산원의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는 올 들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4월(138.5)과 최근 수치인 9월(130)을 비교하면 6% 넘게 떨어졌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10월부터 3개월 수치를 포함시키면 하락폭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화율 조정에 따른 하락분 3.5%를 더하면 최소 15% 내외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 역시 시세 하락을 고려할 때 공시가격이 충분히 낮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토지, 단독주택 하라폭은 시장 상황에 못미칠 때 기대에 못미친다"며 "공동주택은 실거래가를 반영해 15% 이상은 하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린 결과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현실화율 차이가 벌어져 형평성 문제가 확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도한 세 부담을 어느정도 경감하되 주택 유형별 차이를 낮추는 방향성을 되돌려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시세 하락이 공시가격에 반영에 반영되는 건 당연하지만 현실화율을 과거로 되돌린 결과 같은 시세의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공시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세 변동폭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할 때 공시가격 역전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시세와 공시가격 차이를 최소 20%로 늘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시간표를 늦추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