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민주당의 커스틴 시네마 상원의원(애리조나)이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 의원을 활동하겠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지아주 결선 승리로 가까스로 확실한 상원 다수 의석을 확보했던 민주당과 백악관으로선 다시 고민이 깊어졌다.
시네마 의원은 이날 공개한 동영상과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의원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소속으로 등록하고, 무소속이란 타이틀로 활동하는 것은 나의 평소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고, 애리조나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얘기를 듣는 대로 줄을 서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주와 국가에 옳은 대로 행동한다"고 말했다.
미 상원에는 이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나 앵거스 킹 상원의원(메인) 등이 무소속이다. 이들은 사실상 민주당에 소속된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해왔다.
미 민주당을 탈당한 커스틴 시네마 상원의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시네마 의원은 이번에 탈당하면서 샌더스 의원과 같은 형태의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과 공화당 등 정파와 무관하게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따라 내년 1월부터 개시되는 회기에서 상원의 의석은 '민주 50 대 공화 49, 무소속 1' 구도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상원은 민주 50대, 공화 50의 구도였지만 캐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어서 민주당에 유리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내 중도 우파 성향인 조 맨친 의원(웨스트버지니아)이 '더 나은 미국재건법안(BBB)' 등에 번번히 제동을 걸면서 속을 태웠다. 여야 대치 상황에서 민주당에서 단 1표의 이탈표가 나와도 상원에서의 입법안 통과가 좌절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상원에서 여야 동수 비율이면 "상원의원 한명, 한명이 모두 대통령 행세를 할 수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조지아주 결선 투표를 남겨두고도 50대 49의 의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가 조지아주 결선 투표 승리에 전력 투구했던 것도 이같은 이탈표에 대한 안정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6일 조지아주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 라파엘 워녹 의원이 승리하면서 민주당의 의석이 51석으로 늘었지만, 불과 며칠만에 상원 의석 분포에 다시 변화가 생긴 셈이다.
초선인 시네마 의원은 지난 4년간 중도파 성향을 보이며 민주당의 진보 그룹과 정책과는 거리를 두어왔다. 이번 탈당이 공화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백중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구 사정을 감안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는 지난 6일 바이든 대통령이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TSMC 공장을 방문했을 때도 참석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날 시네마 의원의 탈당과 관련한 성명을 통해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개월간 이룬 인프라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 지원법 등 역사적 입법의 핵심 파트너였다"면서 "우리는 그와 계속 성공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기댜할 많은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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