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정치

"한 목소리 내면 바뀐다"...中 민심 달래려 부랴부랴 위드코로나 전환

기사입력 : 2022년12월05일 14:17

최종수정 : 2022년12월05일 15:45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도시, '상시적' PCR 검사 폐지
지도부 발언도 '위드 코로나' 전환 시사
완화 미진할 경우 백지 시위 재확산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을 넘어 홍콩과 대만으로까지 확산했던 '백지 시위'가 일단락되는 듯한 분위기다. 중국 정부의 강경 대응 영향도 있지만 중국 다수 지방 정부가 방역 수위를 대폭 완화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백지 시위가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을 촉진하면서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지만 '경제활동 자유'가 또 다시 침해받게 되면 더 큰 규모의 시위가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각 지방정부, 방역 수위 대폭 완화

중국인들의 일상 생활을 제약해 온 방역 조치들이 완화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확산했던 백지 시위가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4일 중국 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에 따르면 지난 2~4일 베이징과 톈진, 충칭, 상하이 4개 직할시 외에 스자좡·광저우·쿤밍·난닝·하얼빈·정저우·우한·지난·난창·항저우 등 10개 성도(省都·성 정부 소재지), 선전 등 일부 대도시들이 시민 외출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대중교통 이용 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각 지역 방역 완화 조치의 공통사항이다.

베이징은 5일부터 PCR 검사 결과 없이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간 폐쇄했던 일부 대형 쇼핑몰 영업도 재개한다고 밝혔다. 다만 식당 내 식사는 여전히 금지되고 직장인 재택근무와 초·중·고등학생 수업도 여전히 온라인으로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앞서 지난달 말 고령의 노인과 영유아·온라인 수업을 하는 학생 등 외출 수요가 없는 주민들은 PCR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었다.

지난달 26~27일 시위가 일어났던 상하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원 등 야외 공공장소 입장 시 PCR 음성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산둥성 당국도 5일 0시부터 조정된 방역 정책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공원이나 관광지 등 공공장소에 입장하거나 지하철·버스·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PCR 음성 증명서를 제시하지도 않아도 되고,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고열·기침·항바이러스·항생제 등 '4대 약품'을 구매할 때 필요했던 음성 증명서 및 실명등록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항저우 역시 "상시화 PCR 검사는 하지 않고 원하는 경우에만 검사할 것"이라며 "양로원·복지원·초중교·유치원 등 특수 장소를 제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출입 시에는 더 이상 PCR 음성 증명서를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이나영 인턴기자= 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방호복으로 무장한 방역관이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아파트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2022.12.02 nylee54@newspim.com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비공개 발언도 위드 코로나 전환에 힘을 실어준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1일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과의 회담 당시 '백지 시위'를 언급했다면서 "시위의 원인은 중국 인민이 3년간의 전염병 사태에 절망을 느꼈기 때문이다. 시위의 주요 참가자는 학생과 젊은이"라고 말한 것을 전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EU 관료들은 중국이 더 많은 방역 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음을 느꼈다"며 특히 중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 기존 변이보다 덜 치명적인 점을 언급한 것은 봉쇄 조치 완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시 주석의 이러한 발언 내용은 중국과 EU측 공식 발표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 내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방역 완화 움직임을 고려할 때 중국 지도부가 사실상 제로 코로나 종식 수순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방역 책임자인 쑨춘란 부총리가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위생건강위원회와 가진 좌담회 관련 보도문에 '제로 코로나(動態淸零)' 관련 표현이 빠진 것도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쑨 부총리가 제로 코로나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중국이 방역 정책을 단계적으로 완화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 백지 시위 '소강'..."한 목소리 내면 바뀐다" 확인 

지난달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 화재 피해가 전해진 직후 SNS를 중심으로 방역을 위해 설치된 봉쇄용 시설물이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것이 이른바 '백지 시위'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고강도 봉쇄와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에 지쳐있던 상황에서 봉쇄가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 속에 누구나 '제로 코로나'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졌다. 결국 중국 정부의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이 거리로 나왔다. 대학생을 주축으로 한 시위대는 검열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흰 종이(백지)'를 들었다.

베이징과 상하이·광저우 등 중국 본토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에 해외 주요 도시도 동참했다. 홍콩에서는 대학생들을 주축으로 소규모 집회가 곳곳에서 열리며 중국 내륙의 반 제로 코로나 시위에 연대했고, 대만에서도 연대 시위가 있었다. 런던과 파리, 샌프란시스코 등에서도 중국 백지 시위를 지지하는 연대 집회가 잇따랐다.

하지만 당초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가 장기화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정부나 체제 자체에 대한 불만보다는 고강도 방역에 대한 반대가 이번 시위의 '핵심 요구'였다는 점, 시위가 대학생과 노동자를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이루어졌을 뿐 규모화·조직화 할 수 있는 지도세력이 없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영수를 원하지 않고 투표를 원한다" "노예가 되지 않고 시민이 돼야 한다"는 등 다소 자극 적인 구호를 외치긴 했지만 시위 세력 전체의 목소리로 간주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뉴욕 로이터=뉴스핌] 이나영 인턴기자= 29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미국 주뉴욕 중국영사관 인근에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 규제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우산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2022.11.29 nylee54@newspim.com

중국 정부의 강경 대응도 시위대의 열기를 꺼뜨리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달 28일 중앙정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법에 따라 적대 세력의 침투 및 파괴 활동과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위법 및 범죄 행위를 결연히 단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대 세력'은 사실상 시위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시위에 강경 대응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삼엄한 경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4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백지 시위가 일어난 후 각 대도시 경찰이 경비 상태에 돌입하면서 시위 재개를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의 경우 지난 2일부터 현재까지 량마차오·쓰후이차오·톈안먼(천안문) 광장·올림픽체육공원 등에 대규모 경찰력이 배치돼 있다며, 이들은 수시로 시민의 신분증 검사 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장쩌민 전 주석의 추모 열기도 시위 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장 전 주석의 추도대회가 6일로 예정된 가운데 전국적 애도 기간에 시위를 대대적으로 추진하기 부담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방역 완화 추가 조치가 미진하고 경제활동 자유가 여전히 침해받고 있다고 느낄 경우 시위가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보복'에 숨죽여 있던 중국인들이 최근의 시위와 방역 조치 완화 움직임을 지켜보며 '행동하니 달라진다'라는 인식을 갖게 됐을 수 있다. 또한 다수가 현정책이나 정부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 점이 확인됐다는 점에서도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기 위한 노력이 잇따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hongwoori8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조직 개편 방식 '안갯속'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 발표가 오는 8월 13일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달 말 대국민보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방식은 안갯속이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위는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막바지 정리 작업 중에 있다. 개편이 유력한 기획재정부와 검찰 조직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2025.07.22 gdlee@newspim.com 국정위는 당초 이달 중 대국민보고 등 주요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국정위의 법적 활동 기한은 60일로 오는 8월 14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1회 한해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국정위는 조기에 활동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국정위의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데는 정부의 첫 조직 개편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기후와 에너지 파트를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도 나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방미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진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기재부의 예산 분리 기능과 검찰청 폐지가 담길 것이 유력하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앞서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검찰청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공약 방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은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 과거의 기획예산처를 되살리고 나머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안 ▲예산처가 아니라 재무부를 신설하는 안 ▲기재부 내에서 기능을 조정하는 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방안들을 놓고 국정위는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위는 초안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골자의 검찰 조직 개편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당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검찰 권력의 핵심인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신설해 여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곳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만 수사권을 행안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편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 해체 차원의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조직 개편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에서 기획재정부 내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위 존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ycy1486@newspim.com 2025-07-26 07:00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