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전직 직원 서울교통공사에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1·2심 원고 승소→대법서 '만 63세 정년' 파기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개별 사업장이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할 경우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서울메트로에 근무하다가 위탁용역업체로 전적한 원고들이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등에 대한 상고심을 열어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서울메트로는 '비핵심업무의 분사화' 절차를 추진하면서 2008년 프로종합관리 주식회사에 전동차 경정비 업무를 위탁하고, 2011년 전적을 희망하는 직원을 모집했다.
프로종합관리로 전적을 원한 원고들은 2011년 12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서울교통공사와 근로계약을 종료한 뒤, 전적 회사와 새 근로계약 체결과 함께 전적했다.
그러던 중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수리하던 은성PSD 직원 김모씨(당시 19세)가 열차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서울특별시는 2016년 6월경 민간 위탁한 전동차 경정비 업무 등을 위탁하지 않고 직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원고들을 포함한 전적 직원들을 재고용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2016년 9월 30일 전적 회사와 계약이 끝나 퇴직했는데, 서울메트로의 모든 권리·의무를 승계한 서울교통공사에 전적 당시 서울메트로가 위탁계약 종료 시 재고용 및 정년 연장 등을 보장하기로 약정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원고들은 서울교통공사에 고용의 의사표시와 함께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 등을 청구했다.
1심에서는 원고들의 청구를 대부분 인용했다. 원고들마다 입사 시기와 나이가 상이하므로 손해배상금액은 다르다. 2심에서는 서울교통공사에 원고들에 대한 고용 의사를 표시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고 중 일부인 3명의 원고가 주장한 만 63세 정년에 대해 수긍하지 않았다.
대법은 "원심은 피고 소속 1956년 하반기 출생 근로자의 정년은 만 60세가 되는 해의 출생일이고 이 사건 약정은 원고들의 정년을 피고 소속 근로자의 정년보다 3년 연장하는 취지라는 이유를 들어, 1956년 하반기 출생자인 원고 C 등의 정년은 피고 소속 1956년 하반기 출생 근로자의 정년에 3년을 더한 일자, 즉 원고 C 등이 만 63세가 되는 해인 2019년의 각 출생일까지라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은 "원고 C 등의 위와 같이 2019년 6월 30일까지로 연장된 정년은 모두 60세를 초과하므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위반되지 않음이 명백하고, 달리 이 사건 약정이나 위 개정된 A의 인사규정 부칙 제2조 제2항이 원고 C 등에 대한 관계에서 무효라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 C 등의 정년이 이들이 만 63세가 되는 2019년의 각 출생일까지라고 판단했다"면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정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대법 관계자는 "이 판결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이 되도록 정한 근로계약,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이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위반되는 범위에서 무효라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는 '정년의 하한'을 60세로 정하는 강행규정이므로 개별 사업장의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진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명확히 하였다"며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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