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단계별 대책 경착륙 저지효과 '미미'…전면적 해제 해법 찾아야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고금리 쇼크'가 부동산 시장 전반을 휘감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서울·경기 4곳을 제외한 전 지역에 대해 규제지역을 전면해제하고 대출상한선을 푸는 규제완화에도 시장은 속수무책이다.
되레 낙폭은 매번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당장 규제완화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경착륙 속도를 늦출만한 분위기가 전혀 감지되고 있지 않다는 게 심상찮다.
자료:한국부동산원 |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둘째 주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면 규제가 해제된 인천(-0.60%→-0.85%)과 경기(-0.49%→-0.73%)는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서울(-0.38%→-0.46%)과 광명(-0.61%→-0.95%), 과천(-0.67%→-0.83%), 성남(-0.46%→-0.60%), 하남(-0.47%→-0.57%) 등 경기 4곳의 낙폭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 10월 월간 통계에서도 이 같은 양상을 보이며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저급 하락을 기록했다. 11월 역시 이 같은 경착륙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황 뿐만 아니라 부동산의 모든 지표가 악화일로다. 역대 최저 `거래 절벽`에 미분양뿐 아니라 새로 지어진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미입주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최근 수년간 100% 분양률을 기록했던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으며 아파트 입주율도 90%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 외곽의 집값이 '반값' 수준으로 하락하는 쇼크가 서울에서도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 그래도 거래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셋값 하락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집값의 급락으로 수도권의 전세가율이 75%로 높아지면서 깡통전세로 인한 역전세난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집값과 전셋값이 역전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기대출금을 갚지 못해 강제경매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갭투자를 했던 집들이 쏟아져 나와 부동산 시장의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안그래도 국내 가계부채 총액이 지난 6월 말 기준 1869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역전세난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멈추지 않는다면 가계부실 쇼크가 터질 수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레고랜드발(發) 건설사와 증권사 등 기업의 자금경색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로 위태로운 상황이 함께 겹치고 있다.
정부도 이런 위기의식에서 대책을 내놓았지만 경착륙을 막기에는 '언 발에 오줌누기'식 효과에 그쳐 미미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일단 지난 10일 대책을 내놓은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시장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는 만큼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치고는 있다. 문제는 시기와 규제완화의 강도를 높여야 할 시점이다. 당장 다음 주 중 발표 예정인 공시가 개선도 '종부세 폭탄'이 획기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연내 서울과 인접 4곳에 대한 규제를 풀고 임대사업자등록 개선방안도 다주택자들에 대한 징벌적 과세 폐지와 연계해야 한다.
12월 중 발표예정인 안전진단 규제 역시 도심공급이 걸림돌로 남아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단계적 해제가 아닌 전면적 해제를 들여다 봐야 할 시점이다. 금융당국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묶인 가계 유동성을 풀 해법을 속히 찾아야 한다.
dbman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