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금융·비금융 아우르는 신한 생태계 만들어야"
작년 배달 플랫폼 '땡겨요'로 배달 서비스시장 진출
생활금융플랫폼 핀테크와 MOU로 사업진출 준비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고객의 자산을 지키고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생애주기 전체의 금융을 지원하는 라이프 플랫폼으로 확장해야 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9월 창립 2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신한의 미래'를 이렇게 제시했다.
내년부터 금산분리 완화로 은행이 비금융 사업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우선 신한은행은 생활금융플랫폼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9월 지주사 창립 21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들에게 기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한금융지주] |
조 회장은 임기 초반부터 그룹 계열사들의 생활금융플랫폼 역량 강화에 집중해왔다. 조 회장은 취임 당시에도 "정보통신기술(ICT), 문화, 교육, 의료 등 다양한 업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신한의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통적인 금융서비스에서 나아가 쇼핑과 배달 등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경우 신규 고객까지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한은행은 생활금융플랫폼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배달 플랫폼 '땡겨요'를 통해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활용,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비금융사업을 영위했는데, 내년부터 제도화되면 부수업무로 인정받아 금융지주 자회사로 둘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산분리에서 포지티브 방식 확대는 (금융사 입장에선) 핀테크와 관련되거나 혁신금융서비스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들이 우선 검토대상이 될 것"이라며 "알뜰폰(리브엠), 배달앱(땡겨요) 사업이 대표적으로 (은행들이) 제도화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그동안 핀테크·스타트업 등 생활금융 플랫폼 기업들과 다양한 업무협약(MOU)과 지분투자에 나서면서 관련 사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일례로 지난 5월 신한은행은 1인가구 중심의 기업형 코리빙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인 '홈즈컴퍼니'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융과 부동산 관련 분야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앞서 진출한 배달서비스업 뿐 아니라 M&A와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생활금융플랫폼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출자제한 규정 때문에 관련 핀테크와 스타트업 기업과의 MOU와 일부 지분투자로 기술을 전수받는 정도에 그쳤다"며 "금산분리가 완화되면 금융과 밀접한 생활영역에서 우리가 필요하다고 느낀 회사 인수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경기상황도 어렵고 아직 방향성이 구체화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배달앱 사업처럼 향후 어떤 사업을 영위하고 어떤 업체를 인수하겠다고 언급하는 건 현재로선 어렵다"고 덧붙였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