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11월 인도네시아 방문 약속
인니 대통령 美 방문해 러브콜, "니켈 매장량 풍부"
LG에너지솔루션 등 5개사, 인디에 수년간 공들여
"'채굴부터 생산까지 완결형 벨류 체인'을 공고히 할것
CATL·포드·도요타·테슬라 등 해외 기업도 인니 투자 속도↑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니켈 재고량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가운데 니켈 생산량과 매장 규모로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산업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니켈의 수요가 공급을 앞서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최근 세계 니켈 재고량이 연초 대비 약 50% 감소했다. 지난 1월 10만t이 넘었던 니켈 재고량은 5만22t(11월 15일 기준)으로 반절 가량 떨어졌다.
광물 가격 전망 지표. [사진=한국광물자원공사(KORES)] |
반대로 니켈 가격은 솟구쳤다. 니켈 가격은 t당 2만9600달러로(11월 15일 기준) 전년 평균 대비 60.11 % 올랐다. 지난해 11월 니켈 가격은 1만9650달러로 45% 이상 오른 수치다.
니켈은 배터리 용량과 같은 전기차 성능을 좌우하는 양극재 핵심 소재로,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세계 니켈 생산량의 21.1%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과 세계금속통계국(WBMS) 따르면 인도네시아엔 니켈 2100만t(2020년 7월 기준)이 매장돼 있으며, 지난해 104만2814t을 생산했다. 2018년 65만t 규모에서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매장량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지질청은 자국의 미개발 매장량을 4346백만t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는 빠르게 성장하는 배터리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해외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9년부터 가공 전 단계인 원광 형태 니켈 수출을 금지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니켈 가공과 제련 등을 의무화한 셈이다. 더욱이 인구도 세계 4위로 시장 성장 가능성도 높다.
한 작업자가 인도네시아 남부 술라웨시 주 소로와코의 니켈 처리 공장에서 다른 원소로부터 니켈 광석을 분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이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 중국의 코발트 생산 기업인 화유 코발트 등으로 구성된 LG컨소시엄은 수년간 인도네시아 정부와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 방안을 논의해왔다.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자바 지역의 바탕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니켈 채굴 제련소 건설, 배터리 재료 생산, 셀 생산, 폐배터리 활용 등 배터리 분야의 상하 공정을 아우르는 대규모 사업을 펼친다.
니켈과 리튬 등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 수요는 급등하고, 공급은 급감하는 가운데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니켈을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엔솔 관계자는 "LG컨소시엄은 니켈 확보와 같은 핵심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에 일환"이라며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을 통해 채굴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완결형 벨류 체인'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공장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자카르타 인근 카라왕 산업단지에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2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셀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해외 기업도 나섰다.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은 LG컨소시엄이 지난 4월 14일 투자협약을 체결한 같은 날 인도네시아 안탐, IBC와 니켈 채굴부터 배터리 소재 등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CATL이 맺은 프로젝트 규모는 59억6800만달러(약7조9000억)다. CATL은 이날 니켈 등 소재를 확보와 배터리 회수·재활용 사업 추진 계획을 밝혔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5월 14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에 있는 스페이스X 발사장에 방문해 테슬라 모터스의 설립자 겸 CEO 엘론 머스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니켈과 코발트 매장량을 언급하며 테슬라의 인도네시아 투자를 요청했고 머스크는 "11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겠다"고 화답했다.
포드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채굴 업체 발레인도네시아와 중국 저장 화유 코발트와 함께 니켈 채굴 공장 건설에 협력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일본 도요타는 같은 달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5년간 18억 달러(2조3864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도 인도네시아에 3년간 6억6800만 달러(8856억원) 투자에 나섰다. 이 돈은 인도네시아 현지 전기차 생산에 투입된다.
한국광해광업공단 관계자는 "작년 4월엔 니켈 재고량이 26만t 이였지만 현재 5만t 정도로,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니켈) 수급이 타이트해 지고 있다"며 "인도네시아는 정부 차원에서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고, 자국에서만 가공하고 생산하도록 조치함과 동시에 해외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배터리 밸류 체인(가치사슬)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