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트 인수전 다시 원점...재입찰 실시 가능
우선협상대상자 GS컨소시엄 최종계약 못해
막판 가격 합의 결렬...GS 보수경영 한계 지적
GS 참여로 메디트 인수전 흥행몰이한 격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구강스캐너 전문업체인 메디트 인수전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GS-칼라일 컨소시엄이 매각사와 최종 인수계약을 맺지 못하면서다.
결국 GS는 메디트 인수전 판만 크게 키워놓은 격이 됐다. 이에 따라 보수적 경영기조로 재무적 투자자로(FI) 참여만 고수해온 GS의 인수합병(M&A)전략에 차질이 생긴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측인 유니슨캐피탈과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메디트 매각과 관련해 재입찰 실시 등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다.
![]() |
CI=GS그룹 |
당초 GS-칼라일 컨소시엄은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 당시 입찰에는 GS-칼라일 컨소시엄, KKR, 블랙스톤 등이 참여해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PEF)간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메디트는 3D 치과용 구강 스캐너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로, 장민호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지난 2000년 설립했다. 국내 PEF 유니슨캐피탈은 2019년 메디트 지분 50%+1주를 3200억원에 인수하며 주주로 합류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032억원, 매출은 1905억원을 달성했다.
본입찰 당시 GS-칼라일 컨소시엄이 써낸 가격은 약 3조원이다. 2순위인 미국 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보다 약 3000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메디트 최종협상 결렬 이유는 양측간 막판 인수가격 조율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선 매각사 측이 본입찰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대기업 몇 곳이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후보군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 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본입찰에서 GS-칼라일 컨소시엄에 밀렸던 다른 사모펀드 KKR, 블랙스톤 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의 참여 가능성도 열려 있다.
메디트 우선협상대상자였던 GS-칼라일 컨소시엄에도 아직 협상기회는 남은 상태다. 다만 막판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만큼 GS-칼라일 컨소시엄이 얼마나 인수 의지가 남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사 측에선 GS컨소시엄을 포함한 다른 인수 후보군과도 컨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인수 후보군들이 많아 협상 기회가 다시 열린 상태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선 GS가 인수전 막판에 메디트를 놓칠 위기에 처하면서 GS의 보수적 경영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GS-칼라일 컨소시엄이 써낸 가격 3조원 가운데 GS는 10% 가량만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인수한 휴젤 역시 인수 대금의 일부만 투자했다.
그동안 GS는 큰 큐모의 인수전일 경우 주로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잡고 컨소시엄 형태로 뛰어들었다. 투자금 비중은 줄이면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런 GS의 M&A는 허태수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GS가 결국 인수전 판만 크게 키운 격이 됐다"며 "GS가 인수전 흥행몰이를 한 격으로 GS의 보수적 베팅에 한계가 드러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