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동결' 크라운제과, 편의점 납품 품목 교체
편의점 판매 콘초·콘치, 1200원 →1500원대로
중량 27% 늘린 품목...인상 아니지만 체감 가격 변화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크라운제과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스낵 '콘초'를 기존 1200원짜리 품목에서 용량을 늘린 1500원짜리 품목으로 교체한다. 잇따른 과자값 상승 속에서 인상 없이 경쟁 제품들과 '가격 키맞추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크라운제과는 이날부터 편의점에 납품하는 콘초, 콘치, 캬라멜콘과땅콩 등 스낵 3종을 기존 소비자가 1200원짜리 품목에서 1500원짜리 품목으로 바꾼다.
가격이 높은 만큼 용량도 늘어난 품목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서 찾아볼 수 있는 콘초와 콘치는 기존 52g에서 66g으로, 캬라멜콘과땅콩은 기존 52g에서 72g으로 바뀐다. 1500원짜리 제품은 기존 온라인 등 유통채널에 판매되던 품목으로 알려진다. 중량 당 단가가 오르지 않았으므로 가격 인상은 아니지만 편의점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가격은 올라갈 전망이다.
[사진= 크라운제과] |
크라운제과는 2019년 7월 가격인상을 마지막으로 올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다. 다만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경쟁사의 스낵 가격대가 최대 1800원까지 오른 점을 감안해 기존 봉지당 1200원짜리에서 가격대가 유사한 품목으로 바꿔 가격 키맞추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제과업계의 잇단 가격 인상에 따라 최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스낵 가격대는 1500원~1800원 수준으로 맞춰졌다. 오리온은 지난 9월 9년 만에 포카칩 등 제품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으며 롯데제과, 해태제과, 농심 등 업체들도 올해 잇따라 제품 가격을 올렸다.
가격 인상없이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용량이 늘어난 제품이 더 팔리면 아무래도 이전보다 제조원가면에서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운제과는 통상적인 품목 교체이며 가격 인상은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크라운해태 관계자는 "편의점에 들어가는 스낵 3종을 1200원짜리 대비 중량이 27%가량 많은 품목으로 바꿔 그램 당 단가는 낮아졌다"라며 "현재 가격인상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식품가에서는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서 제품의 양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도 늘고 있다. 원재료 등 제반비용 상승으로 높아진 원가부담을 간접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전략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9월 '비요뜨' 중량을 기존 143g에서 138g으로 5g 줄였고 같은 달 84g에서 80g으로, '오징어집' 중량을 83g에서 78g으로 축소했다. 오리온은 지난달 '핫브레이크' 중량을 50g에서 45g으로 감축했다.
물가 상승세가 가속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팍팍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1(2020=100)로 1년 전보다 5.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중 가공식품 가격은 9.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0월 평균 물가 상승률은 5.1%를 기록해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5%대에 진입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