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유족, 이재명 상대 손배소…내년 1월 선고
李 "사건 왜곡한 적 없다" vs 유족 "직접 사과해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카가 과거 저지른 살인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당시 변호를 맡았던 이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1심 판단이 내년 1월에 나올 예정이다. 이 대표는 대리인을 통해 유족에게 사과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 이유형 부장판사는 10일 A씨가 이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2023년 1월 12일 선고기일을 열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접견하고 있다. 2022.11.09 leehs@newspim.com |
A씨 측 대리인인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이날 "검찰에서 제출한 16년 전 재판 기록을 보면 피고(이 대표)는 '조카가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였다'며 형을 감경해달라고 했는데 대선을 앞둔 시기에는 '한때 가까웠던 사이라는 것은 책임 가중사유이지 감경사유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정면으로 모순되는 주장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의 이러한 이율배반적 변론과 정치적 목적의 발언으로 인해 원고(A씨)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피고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피고는 대리인을 통해 서면으로 사과했지만 16년 동안 직접적인 사과를 하고 있지 않다"며 "피고 본인이 직접 사과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 측 대리인인 나승철 변호사는 "대선 당시 발언은 '데이트 폭력'이 아닌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는 표현으로 사건을 왜곡한 적이 전혀 없다"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의 글로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가 직접 출석하지 못했는데 '유족분들에 대해 죄송하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해달라고 부탁했다"며 "피고를 대신해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A씨 측 대리인은 "피고가 제1야당 당 대표이고 대선 후보였는데 대리인을 통해 하는 것보다 직접 사과를 하면 더 진정성 있고 유족의 분노와 슬픔도 덜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앞서 이 대표의 조카 김모 씨는 2006년 5월 헤어진 여자친구 B씨의 서울 강동구 자택에 찾아가 B씨와 그의 어머니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이 대표는 김씨의 1,2심 변호를 맡을 당시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A씨는 같은 해 12월 이 대표가 조카 살인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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