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11월 8일 가을밤, 하늘에선 개기월식 우주쇼가 펼쳐졌다. 개기월식이란, 공전하는 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 상으로 배열돼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현상을 말한다.
11월 9일 오후 6시 20분, 서울 서대문구 안산에서 바라본 달의 모습.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기 시작하며 개기월식의 시작을 알린다. 약 40분가량이 지나자 그림자에 가려진 달은 초승달의 모습을 보이며 사라질 듯 작게 보인다.
개기일식의 과정을 10여분 간격으로 촬영해 합성한 모습이다. 둥근 보름달이 그림자에 가려져 초승달 모양으로 변해간다.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면 까만 달이 되지 않고 붉게 빛나는 블러드문 현상이 관측된다. 블러드문 현상은 빛의 굴절 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려도 지구 대기를 통과한 햇빛의 일부가 달을 비추는데, 이때 파장이 짧은 푸른 빛은 흩어지고 안 보이게 되고, 파장이 긴 붉은 빛은 달에 도달해 붉게 보인다.
블러드문의 모습. 달의 왼쪽 하단에 천왕성이 동시에 관측된다. 이번 개기월식과 함께 일어난 천왕성 엄폐 현상은 천왕성이 다른 행성 뒤로 가려지는 현상으로, 월식과 천왕성 엄폐가 동시에 관측되는 일은 백 년에 한 번꼴이라고 전해진다. 76년 후인 2098년 10월 10일에 또 한 번 월식과 천왕성 엄폐가 동시에 발생하지만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관측되지 않고, 약 200년 후에 관측 가능할 것으로 전해진다.
오후 8시 49분, 개기월식이 종료되고 햇빛이 달을 비추기 시작했다.
개기월식의 시작과 끝을 한 장에 모은 모습. 오후 6시 8분에 시작된 개기월식은 오후 7시 59분에 최대식을 보이고 오후 8시 40분에 종료됐다.
우리에게 1년 6개월여만의 개기월식과 200여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천왕성 엄폐를 보여주고 다시 돌아온 밝은 보름달. 국내에서 관측할 수 있는 다음 개기월식은 3년 뒤인 2025년 9월에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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