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거래량 약 4.5만건, 전년 14.6만건 대비 70% 감소
서울도 상황 비슷...규제지역 해제시 거래량 개선 기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주택경기가 바닥을 모르고 침체일로를 걷자 젊은 층 수요가 많았던 경기도 아파트의 거래량도 역대 최저치로 감소했다.
경기도 일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중심으로 한 교통망 개발 호재가 많았던 데다 서울과 맞닿은 지리적 장점이 드러나며 거래량이 연간 10만건이 넘었다. 하지만 올들어 높아진 집값에다 금리 인상으로 주택마련 부담이 커졌고 집값 조정이 본격화되자 거래량이 예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다만 이달 중 정부가 경기도·인천 대부분을 규제지역에 해제할 예정이라 점에서 향후 매수심리가 소폭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 올해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 4.5만건 안팎...전년比 30% 수준
1일 부동산업계와 경기도 부동산거래정보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기도 아파트의 거래량은 3만9242건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넉달 연속 월별 거래량이 2000건 안팎이란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연간 거래량은 4만5000건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14만6743건) 대비 69% 감소한 것으로, 역대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2020년(24만4630)과 비교하면 81% 급감한 수치다.
역대 최소 거래량을 기록했던 2012년(9만4615건)과 비교해 절반 정도 줄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연간 10만건이 넘는 아파트 거래량을 나타낸 만큼 올해 주택시장이 '역대급' 침체기를 겪고 있다고 평가된다.
상대적으로 고가주택이 많은 서울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올해 1~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109건을 기록했다. 올해 1만1000건 수준이 예상되는데, 이는 전년(4만1950건) 대비 73% 감소한 수치다. 2020년 8만1143건과 비교하면 86% 줄어든 것이다.
수도권은 집값 상승기에 가장 큰 폭으로 올라 매수자 입장에서 가격 부담이 여전하다. 최근 고점 대비 20~30% 하락했지만 추가 조정이 예상되다보니 실수요자도 내집마련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금리인상의 급격한 인상 여파 경기침체까지 우려되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는 집값 반등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주택매수 시기를 늦추면 매입금액을 더 낮출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 규제지역 해제 기대감은 남아...거래량 소폭 개선 기대
정부가 이달 수도권 일대에 지정된 규제지역을 해제할 방침이다. 집값 급등기에 투기수요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 만큼 집값 하락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는 규제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극도로 얼어붙은 거래심리를 일부 해소해야 한다는 의지도 내포하고 있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집을 살 때 유용할 수 있는 대출이 확대되고, 양도세 다주택자 중과 배제, 청약 재당첨 제한 해제 등의 완화 조치가 이뤄진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 매수를 유인할 수 있는 완화책으로 꼽힌다. 이와함께 정부는 주택거래 정상화 일환으로 ▲15억 초과 아파트에도 주택담보대출 허용 ▲청약당첨자 기존주택 처분기한 2년 연장 ▲신규 아파트 중도금대출 확대(분양가 9억→12억원) 등으로 부동산시장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실상 지방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한 뒤 얼만 안 돼 진행되는 만큼 수도권 상당 지역이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급격한 정책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완화라는 측면에서 주택시장의 연착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거래량이 급반등하기엔 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7%대에 육박하자 대출 이자부담이 2년 전과 비교하면 50% 정도 늘었다. 이달 초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45~6.918%로 상단 7%대 돌파가 가시권이다. 집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주택 수요자가 상당수다. 정부가 대출을 확대해줘도 이자부담에 쉽게 주택 매수에 나서기 어렵다는 얘기다.
경기도 김포 인근 A공인중개소 대표는 "규제지에서 해제될 것이란 얘기에 투자 유망 지역, 저가 매수 시기 등을 묻는 문의가 소폭 늘었다"며 "하지만 대출금리 부담이 여전하고 집값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당장 거래량이 예년처럼 회복되긴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