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관제 R&D 연구기간 단축해 기술 확보 총력
원격관제 요구하는 공항공사…유지비 절감 강조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울릉공항에 오는 2026년 개항 때부터 원격관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원격관제의 기술적 검토를 위한 연구개발(R&D)과정을 울릉공항 개항에 맞춰 단축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R&D가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울릉공항 개항과 함께 원격관제 적용도 가능하다. 또한 울릉공항이 국내 첫 원격관제 도입 공항으로 출발하게 되면 흑산공항, 백령공항 등 다른 도서지역 소형공항에서도 원격관제 도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릉공항 평면도 [자료=국토교통부] |
◆ 올해 R&D 우선순위 밀려 내년으로 연기…기간 여유있게 설정해 단축 가능할 듯
20일 국토교통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소형공항에 적용하기 위한 '원격관제탑 기술개발' R&D 일정을 단축해 관련 기술 확보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울릉공항 개항 시점에 맞춰 원격관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국토부 관계자는 "R&D에 속도를 내 적기에 마치면 울릉공항 개항시 원격관제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심의에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제1차 항행안전시설 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울릉공항을 비롯한 소규모 공항에 원격관제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R&D 조기 완성을 토대로 울릉공항의 경우 2026년 개항에 맞춰 원격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원격관제는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적외선카메라 등의 기술과 스마트통합관제플랫폼을 적용하게 된다.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다수의 관제업무 지원시스템을 통합해 관제사가 필요로 하는 중요 정보를 단일 스크린에서 보고 제어가 가능해진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개발하고 있는 통합관제 플랫폼 기술과 추가로 필요한 기술을 결합해 원격관제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애초 정부는 올해 원격관제에 대한 R&D를 착수키로 했다. 하지만 국토부 자체 심의에서 우선순위에 밀렸다. 미래 모빌리티로 떠오르는 도심항공교통(UAM), 버티포트 등 다른 과제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정부 R&D는 각 부처별로 심의예산을 심사한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종 승인을 받는데 과기부 승인에 앞서 1차 관문을 넘지 못했다는 의미다. 해당 R&D는 290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국토부는 내년 심사를 위해 원격관제 필요성 등을 보완할 계획이다.
계획보다 R&D가 늦게 시작한 만큼 연구기간을 단축시키는 방안도 적극 추진한다. 2026년 개항을 목표로 건설 중인 울릉공항 개항에 맞춰 원격관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R&D 속도를 높여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올 3분기 R&D에 착수해 2026년까지 완료한다는 기존 계획은 기간을 여유있게 설정했던 만큼 타이트하게 진행하면 단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울릉공항 건설사업에서는 일반관제를 전제로 울릉공항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작년 말 고시한 제1차 항행안전시설발전기본계획을 통해 도서지역 소형공항에 원격관제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일정상 울릉공항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반면 울릉공항을 운영하게 될 한국공항공사가 개항 시기에 맞춰 원격관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다만 R&D가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R&D가 100%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는 게 아니어서 진행상황을 보면서 건설계획에 원격관제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R&D가 성공해 운영이 가능하고 시험까지 마친다면 울릉공항 개항 시기에 맞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울릉도 사동항에 위치한 울릉공항 건설현장에서 바지선이 케이슨 설치를 위한 바닥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
◆ 원격관제 요구하는 공항공사, 운영비 절감 필요성 강조…관제사들도 요구
한국공항공사는 울릉공항이 개항 때부터 원격관제를 도입하면 운영비 절감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형공항이지만 매년 수십억원의 운영비를 부담해야 하는 공사 입장에서 유지비를 최대한 절감하는 방안이 필요해서다. 관제사의 근무 여건이 열악한 섬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미래형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울릉공항에 도입하는 원격관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흑산공항, 백령공항 등 순차적으로 건설될 소규모 공항 관제를 고도화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 관계자는 "울릉공항에 관제탑을 세워 관제사 6명을 상주시키는 데 따른 여러가지 문제가 우려돼 원격관제 관련 논의가 일부 있었고 취지 자체는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돼 있다"며 "해외에서도 원격관제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우리나라도 소규모 공항 건설이 계속 예정돼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릉공항에 원격관제가 도입되면 부산지방항공청 관할 공항이나 유휴공간에서 관제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김해공항, 울산공항, 울진공항, 청주공항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의원은 소규모 섬 공항에 원격관제 도입을 서둘러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소형공항의 성공을 위해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소규모 공항에 권장하는 원격관제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공항 주변 개발과 면세점 사업 등 비용 절감을 위한 각종 정책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R&D 과정에서 가장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찾는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울릉공항은 2026년 개항을 목표로 2020년 착공에 들어갔다. 2025년말 준공후 시험운영을 거쳐 2026년 상반기 개항 예정이다. 사업비 7092억원을 들여 23m 활주로 등을 건설해 2050년 이용객 111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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