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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기로 벤처] ②'증시→IPO→벤처'...도미노식 돈줄경색 심각

기사입력 : 2022년10월17일 12:00

최종수정 : 2022년12월09일 17:59

WCP·컬리 흥행 실패에...프리IPO 투심 위축
VC업계 "기다리면 몸값 낮출 것...현금 확보"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놀고 있는 돈은 있는데 투자를 하려고 보니 주가가 계속 빠지는 상황이다. 기업들 밸류에이션이 떨어지는 중에 급하게 잡을 필요는 없지 않느냐. 어차피 내년 되면 알아서 몸값을 낮춘 기업들이 줄을 설 텐데 그 때는 현금이 왕이다." (A인베스트먼트 심사역)

급격한 금리 상승에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며 기업공개(IPO)와 벤처캐피탈(VC) 시장에도 한파가 불어 닥쳤다. 상장사의 기업가치가 급락하면서 비상장사의 투자 매력도 반감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비상장사 몸값이 더 높아졌다"며 현금 보유가 이득인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생사기로 벤처] 글싣는 순서

1. 빨리 찾아온 '죽음의 계곡'...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스타트업들
2. '증시→IPO→벤처'...도미노식 돈줄경색 심각
3. 자금난에 '임상 보류'...바이오, 성장 동력 타격
4. 위축된 벤처 투자 생존법…인센티브·해외 자금 유입 '방점'
5. '유동성 공급', 기업구조혁신펀드 지원에 그쳐
6.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규제완화·해외진출 정부 지원 절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증시 상장을 완료한 기업은 총 23곳(스팩 제외)에 이른다. 이 가운데 루닛, 에이프릴바이오, 쏘카,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더블유씨피, 선바이오, 샤페론 등 7곳이 희망가 하단보다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3조원대 몸값까지 거론되던 더블유씨피는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1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9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당시만 해도 관심이 집중되며 입찰 경쟁까지 나왔지만 올해는 높은 몸값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컬리 역시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컬리는 지난해 4조원대 규모로 투자 유치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2조원대 가치를 인정받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리IPO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손실 확정 가능성이 높아지자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프리IPO가 가장 비싸다"며 '투자 금지 기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시리즈ABC 다음이 프리IPO인데 시리즈C 단계만 해도 단가가 공모가보다 높을 수 있다"며 "증시가 좋아야 제일 가격이 낮은 게 비상장인데, 증시가 안 좋으니 공모주도 안 되고, 프리IPO도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하락이 비상장사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A인베스트먼트 심사역은 "보통 비상장에 투자할 때 논리는 '이 기업을 상장시키면 현재 가격보다 10배는 간다'는 식인데 비교해봐야 할 동종업계 상장사들의 밸류가 요즘은 웬만한 비상장사들보다 더 싸다"고 말했다.

이 심사역은 또 "바이오 비상장사의 경우 한창 임상 1상 들어간다고만 해도 2000억원 가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상장사들 중에도 여러 파이프라인이 2상, 3상 중인데도 2000억원 이하인 곳들이 많다"며 "현금이 필요한 곳들은 알아서 밸류를 낮추고 투자 유치에 나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투자금이 몰렸던 플랫폼, 바이오 업체 등이 투심 위축에 직격타를 맞았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의 경우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구조조정과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지난해 투자 유치에서 약 338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올해 매각 비용으로 거론되는 가격은 2000억원 안팎이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의 기업가치도 3000억원 수준으로 조정됐다. 최근 시리즈C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8000억원대로 제시했지만 VC들이 난색을 표하자 크게 물러선 모습이다.

VC업계는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투자 유치에 나설 것이므로 급하게 자금을 투입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최근 투자 기업의 30% 정도에만 후속 투자에 나섰다는 후문이 나온다. 후속 투자는 투자 유치가 어려운 기업들이 초기 투자 VC에서 내미는 SOS다. B인베스트먼트는 투자 기업도 살리고 단가도 내릴 수 있다는 이유로 후속 투자에 후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일단 돈을 많이 들고 있자는 분위기"라며 "올해 시장 상황이 안 좋지만 그렇다고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 현금을 들고 있고 내년에 돈줄이 더 마르면 우리가 갖고 있는 현금의 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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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m '고도제한' 양천구 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갑작스러운 고도제한으로 재건축에 큰 제약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목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대부분의 면적이 제한을 받던 강서구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서울시와 정부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 내용.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이제 재건축 막 올랐는데"… 90m 고도제한에 목동 주민들 뿔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일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 및 피해지역 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올 4월 ICAO는 2030년 11월 시행을 목표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장애물 표면을 향후에는 침투금지표면과 평가표면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항 주변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지역으로 설정돼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었다. '제한표면'(OLS) 규정에 따라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성능이나 비행 절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를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다.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물은 45m를 초과하지 못해 13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를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 금지표면은 항공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대적 금지구역이다. 평가표면은 건물 높이를 규제한 금지 표면을 축소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공항별 여건에 따라 평가표면을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안상 평가표면은 현행 기준보다 확대된다. 국내에 적용되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내가 평가표면으로 분류돼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 원래는 고도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양천구는 영등포, 마포, 부천 등이 평가표면에 포함된다. 고도제한 요건 수정으로 가장 마음이 급해진 건 목동신시가지 소유주들이다. 현재 1~14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는 최고 49층, 7단지는 최고 60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고 층수가 49층이면 높이로는 약 180m이므로 90m 고도제한이 설정되면 설정 범위내 모든 건축물은 3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조합 등으로 구성된 '목동 재건축 연합회'(목재련)은 이달 28일 ICAO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상용 목재련 회장은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정안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짓밟는 퇴행적 조치"라며 "이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기회와 재산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목동 재건축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고 수도권 전체 도시 재생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토부에 김포공항 이전 재검토나 ICAO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국내 도입 시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국내공항 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재산권 행사 좀 하자"는 강서구… 중간에 낀 서울시 '난감' 양천구와 반대로 강서구는 ICAO 개정안에 대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는 현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절대적 금지표면 대비 조건부 평가에 따라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금보다는 높은 층수로 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세미나를 열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는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내 자치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면서 서울시도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0일 목동6단지를 방문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면 ICAO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2030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모두 마친다면 제도 변경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 시장은 "아직 고도제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부터 ICAO와 국토부 사이 소통을 통해 최종 규정안 협상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또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고도제한 관련 규정 개정과 재건축 사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의 자산 가치와 지방세수 증가, 인구유입 등에 효과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행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록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면적 하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저하는 해당 지역 개발의 결정적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장애물제한표면 하에서의 법규상 각종 제한까지 더해지면 지역 노후화의 대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도완화가 없이 특정 지역 전체의 경제적 이익이 상실된다면 항공항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 고도제한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한국항공우주법연구소 대표는 "일본과 대만은 도심에 있는 비행장 주변의 공역을 재설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행안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관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식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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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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