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5.2% 인상 요구…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행진
광화문 일대 교통 체증…시민 불편 가중
총파업에도 은행 정상 영업…업무 마비 등 대란 없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국책은행 지방 이전을 반대하며 6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했다. 금융노조 총파업은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금융노조는 16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 일대에서 금융공공성 사수를 내걸고 총파업 집회를 가졌다. 집회 주최 추산 약 3만명이 총파업에 참여했다. 시중은행보다 지방 이전 이슈가 있는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소속 노조원이 집회에 많이 참석했다고 전해졌다.
금융노조는 ▲점포 폐쇄 중단 ▲적정 인력 유지 ▲주 36시간 4.5일제 실시 ▲임금피크제 폐지 ▲임금 5.2% 인상(저임금직군 10.4%) 등을 요구했다. 또 국책은행 지방 이전 및 7.29공공기관 혁신안 전면 폐기 등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정책을 전면 수정하라고 요청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공공기관을 민영화하고 노동개악을 추진하는 윤석열 정권과 점포, 고용을 줄이고 주주 배당에 목숨을 건 금융사용자들에 맞서 금융의 공공성을 사수해야 한다"며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그들만의 잔치를 멈추지 않는 기획재정부와 그들에게 부화뇌동하는 금융지주 권력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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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2.09.16 hwang@newspim.com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 양대노총 위원장도 연대사를 통해 금융노조 총파업을 지지했다. 금융노조는 1시간 넘게 집회를 가진 후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했다.
금융노조 집회로 광화문 일대는 극심한 교통 체증을 빚었다. 경찰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회 및 행진 구간 주변에 안내 입간판을 설치했다. 교통경찰 등 약 200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를 유도했다.
교통 불편이 커지자 시민들은 불만을 표했다.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 씨는 "경복궁에서 광화문 앞 지나는데만 30분 넘게 걸렸다"며 한숨을 쉬었다.
직장인 신모 씨는 임금 인상 요구는 지지한다면서도 "회사에서 지방 근무 인사를 내면 가야하는 거 아닌가"라며 국책은행 지방 이전 반대는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금융노조 측은 코리아나 호텔에서 출발해 숭례문과 서울역을 지나 삼각지파출소까지 3개 차로를 이용해 행진한다. 교통 체증 확산으로 점심시간에 이동하는 시민 불편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총파업에도 은행 업무가 마비되는 등의 금융대란은 없었다. 은행들이 창구 이용 고객 불편이 없도록 인력을 배치하는 등 정상 영업했다. 우리은행과 농협 등은 노조 집행부만 총파업 집회에 참석했다. 총파업 하루 전인 지난 15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위, 금융감독원, 시중은행, 금융공공기관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총파업에 따른 소비자 불편 최소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회 참석 여부는 직원 자율"이라면서도 "영업점마다 필수 인력이 남도록 해 고객 불편이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오는 30일 2차 총파업을 연다고 예고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