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수립 축하행사'에 요원 총출동
"핵버튼 거머쥐면서 신변보호 강화"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신변 경호가 부쩍 강화된 모습이 북한TV가 공개한 영상을 통해 드러났다.
뉴스핌이 15일 김 위원장의 북한 정권수립 74주년 축하행사 참석 영상을 분석한 결과 경호요원들이 지난 7.27 '전승절'(6.25전쟁 휴전협정 체결일) 행사보다 보강됐고 특히 근접경호의 경우 최측근 인사들의 접근도 차단되는 상황이 확인됐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지난 8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4주년 축하공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이설주가 주민 환호에 답하고 있다. 경호 요원들이 차단벽을 쳐 핵심 간부들도 밖으로 밀려난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2.09.15 yjlee@newspim.com |
조선중앙TV는 지난 8일 평양 만수대언덕에서 열린 정권수립 축하 행사를 2시간 15분 분량으로 방영했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이설주는 에어쇼 등 식전행사가 마무리 된 직후 우리 국회 건물에 해당하는 만수대의사당 쪽에서 당 간부들과 함께 걸어서 입장했다.
김정은과 이설주 옆에는 양복차림에 경호통신용 이어폰을 귀에 꽂은 요원 10여명이 에워싸고 있었다.
큰 키에 건장한 체격의 경호요원들은 국무위원회 경위국장인 김철규의 지휘를 받았다. 북한군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별 셋)인 김철규 국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경호를 총괄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이설주가 지난 8일 북한 정권수립 74주년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의전을 총괄하는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붉은원)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2.09.15 yjlee@newspim.com |
군중이 운집한 행사장에 들어설 때는 김정은 부부 양쪽으로 각 5명 정도의 경호원들이 따라가며 차단벽을 쳤다.
축하공연이 시작돼 가수들의 노래가 이어질 때도 경호원들은 김정은과 핵심 간부들이 앉은 바로 뒷자리에 선채 사방을 살폈다. 폭죽이 터지거나 관중의 환호성이 터질 때 바짝 긴장하는 모습도 드러났다.
행사가 끝난 뒤 김 위원장과 이설주가 무대로 다가가 가수와 공연 관계자들을 격려할 때는 김철규 경위국장은 물론 경호요원들이 총출동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특히 김정은 부부가 행사장을 빠져나갈 때는 접근이 완전 차단돼 김덕훈 총리와 조용원 노동당 비서 등도 경호라인 밖으로 밀려났다.
유치원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깡총거리며 김정은을 향해 두 손을 들고 환호하다 2명의 경호원에게 떠밀려나는 장면도 화면에 드러났다. 이설주가 놀라 아이를 바라보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지난 8일 북한 정권수립 74주년 행사장에서 김정은 경호원들이 환호하던 어린아이(붉은원)를 손으로 밀쳐내고 있다. 부인 이설주가 놀라 아이 쪽을 쳐다보는 모습도 드러났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9.15 yjlee@newspim.com |
북한은 지난 7월 이른바 전승절 행사 당시 김정은 경호를 강화했다. 이를 두고 같은달 8일 발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격・사망 때문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한 달 여만에 열린 정권수립 74주년 축하행사에서 다시 경호 수위가 올라간 정황이 드러나면서 '핵 무력 정책' 법제화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핵무기에 대한 김정은의 '유일적 지휘'를 명시하는 등 핵 통제권을 거머쥔 김정은에 대해 북한이 신변경호를 강화하는 제스처를 선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