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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K콘텐츠 계약,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다  

기사입력 : 2022년09월13일 15:12

최종수정 : 2022년09월29일 10:08

이용해 YH&CO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바야흐로 한국 콘텐츠의 전성시대다. 2019년 드라마 '킹덤'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인 '스위트홈'과 '디피' 등이 크게 성공했고, 2021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아예 넷플릭스 역사상 최대 흥행을 기록했다. '지옥'과 '지금 우리 학교는'도 한국 콘텐츠의 흥행을 이어받았고 최근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 콘텐츠 계약에는 예전에는 볼 수 없던 다양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아래에서는 이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콘텐츠 편당 계약금액의 규모가 이전에 비해 수 배 내지 수십 배로 커졌다는 점이다.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인 흥행은 막대한 자본의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에이스토리 등 주요 제작사들은 2021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2022년에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티비, 티빙, 웨이브 등 주요 플랫폼은 모두 오리지널 콘텐츠로 한국 드라마의 제작편수와 제작비 규모를 대폭 늘렸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솔로지옥'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예능 프로그램에도 투자가 늘고 있다.

콘텐츠 편당 계약금액의 증가는 엄청난 수익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계약 관련 리스크도 수 배 내지 수십 배 증가함을 의미한다. 글로벌 플랫폼들은 대부분 콘텐츠 자체에 대한 저작재산권 외에도 그와 관련된 권리 일체를 한꺼번에 확보하고자 하고 있고, 그에 대한 대가로 국내에서 체결되는 계약보다 훨씬 더 큰 보상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에 상응하여 계약 상대방(제작사, 스태프, 출연자 등)의 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액도 국내 계약에 비해 훨씬 큰 금액으로 정해지고 있기 때문에 계약상의 권리와 의무 등을 정함에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키기 어려운 의무나 보증사항 등을 계약상 내용으로 명시하게 되면, 자칫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놓치고 기회비용을 치르게 되거나 오히려 엄청난 금액의 손해배상을 요구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계약서상 개별 조항에 대하여 반드시 꼼꼼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용해 변호사

둘째, 글로벌 플랫폼들이 콘텐츠 산업에서 소위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플랫폼들은 많은 자본을 투입하여 콘텐츠를 제작, 유통한 경험이 많고, 최고의 법적 지식과 업계의 다양한 경험을 갖춘 법률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다. 각 OTT 기업별로 수십 명 혹은 수백 명씩이나 되는 이 법률전문가들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외부 콘텐츠를 구매하는 계약의 협상과정, 계약서 작성 과정에 직접 관여하고 있고, 경영을 담당한 대표자나 임원들도 대부분 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계약 내용을 자신들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마련함으로써 발생할지도 모를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국내의 많은 제작사, 스태프, 출연자들은 여전히 업계의 종전 관행이나 본인의 비법률적인 상식에만 의존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등 아마추어적인 접근에 머물고 있다. 특히 글로벌 플랫폼들과의 계약서에는 저작재산권의 귀속 외에도 영상저작물의 이용을 위하여 필요한 권리의 양도나 저작인접권과 관련되어 있어 개인의 권리와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조항이 많은데, 비전문가가 이러한 법률적 효과를 명확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업계의 '선수'들인 글로벌 플랫폼들에 맞서 그 계약 상대방들도 '선수'들을 내세워 충분한 계약검토를 거쳐 교섭에 나설 필요가 있다.

셋째, 콘텐츠의 제작방식, 유통방식 등이 매우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외주제작사가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을 국내 지상파 방송사에 납품하면 그로 인한 저작권 등 일체가 방송사에 귀속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도 몇 차례 방송분야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배포하였는데, 이 표준계약서들은 기본적으로 종전에 국내에서 통용되던 계약 형태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플랫폼들과 계약에서는 이러한 표준계약서들만으로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퍼스트룩(First Look) 계약, PSA 계약, 디벨로프먼트 딜(Development Deal) 계약, 각종 옵션(Option) 계약 등 외국에서 통용했던 다양한 형태 계약이 국내에서도 체결되기 시작했다. 한국 예능 포맷이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포맷 라이센싱 계약도 크게 늘었다. 따라서 기존의 통상적인 포맷에서 벗어나 다양한 종류의 계약 방식 중 어떤 것이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인지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주요 계약들이 영문으로 작성된 계약서를 기초로 체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글로벌 플랫폼들은 저마다 자신들만의 고유한 계약서 양식을 기초로 국내 제작사 등과 협상에 나서고 있다. 그 계약서는 주로 영문으로 작성되고, 대개 30~40페이지에 달하며 굉장히 세부적인 사항까지도 명시하고 있다. 또한 그 계약서의 형식과 용어들은 종래 국내에서 통용되던 계약서와 크게 다르고, 사용된 많은 용어들은 그 단어의 일상적인 의미와 달리 특정한 법률효과를 발생시킬 것을 의도하고 있다.

국내 방송업계에는 그 산업의 특성상 비교적 영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인데, 이 때문에 나름대로 영문계약서의 내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영문계약서에 국내 방송업계에서 사용되는 용어와 유사한 용어가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그 용어가 가지는 법률적 의미를 모른 채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당사자가 실제 의욕한 것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관련 법령의 내용과 계약 조항의 구체적인 의미를 명확히 확인하여야 한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용해 YH&CO 대표변호사.  hwang@newspim.com

◇'국내 콘텐츠업계 종사자들이 권익을 더욱 보장받기 위해서는'=최근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이러한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을 제작했던 '에이스토리'는 KT스튜디오지니 등과 함께 이 드라마를 공동으로 제작했다. 종래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콘텐츠들이 막대한 예산지원을 받는 대신 그 저작재산권을 모두 넷플릭스에 넘겨준데 반해, 에이스토리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저작재산권을 보유한 채 넷플릭스에는 방영권만 판매한 것이다. 단순히 외주제작 후 납품에 그치지 않고 저작재산권 자체에 기초한 여러 가지 사업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는 OTT 기업들이 주도하는 계약에 그대로 끌려가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콘텐츠 산업에는 여전히 업계를 잘 이해하고 여러 계약 당사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 법조 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규모가 큰 몇몇 상장사들은 법무팀에 법률전문가들을 두고 있지만, 이들도 방송제작업계의 관행이나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접 플랫폼 기업과의 협상에 나서 최선의 협상결과를 이끌어내기보다는 임원들의 협상을 보조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제작사 등이 자신에게 법적인 효력을 갖는 계약의 내용을 충분히 유리하게 이끌어내지 못하게 된다면, 그 손해는 자연히 국내 제작사 등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다.

콘텐츠 산업의 여러 종사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만큼 그 노력에 상응하는 '과실'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도 적극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또한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한국의 콘텐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한국 변호사들이 적극적으로 이 산업에 진출할 필요가 있고, 이들이 법률전문가로서 업계의 권익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으려면 이 산업에 대한 이해를 보다 넓힐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콘텐츠 산업의 여러 종사자들이 그들의 정당한 이익을 지켜내고 한국 콘텐츠 산업도 더욱 더 발전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용해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변호사로서 커리어를 시작하기 전에, 10년 간 SBS PD로서 다수의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SBS 퇴사 후 10여 년간 초록뱀미디어 등에서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이후 변호사로서 법무법인 화우에서 근무하면서 넷플릭스, 아이치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Banijay, JTBC스튜디오, 초록뱀미디어, 드라마하우스, IHQ, 스튜디오플로우 등 국내외 다수의 콘텐츠 기업의 프로덕션 리걸 및 자문변호사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CJ ENM 등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한 컨설팅을 수행하기도 했다. 현재 콘텐츠업계 여러 기업들에 법률적 자문과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YH&CO 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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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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