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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뿌리뽑겠다더니 말 바꾼 尹대통령…대형마트 영업규제 풀려던 정부 난감

기사입력 : 2022년08월26일 11:01

최종수정 : 2022년08월26일 20:44

윤 대통령 제도 유지하며 소상공인 경청 강조
산업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않고 상생안 고심
국무조정실 규제심판회의 1호 안건부터 꼬여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논란을 일으켰던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등과 관련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제동이 걸렸다. 폐지를 염두에 두고 상생안으로 확대해 추진하려고 했던 산업부로서는 법 개정 등에 대한 동력을 잃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5일 오전께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에서 주재한 제6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와 관련 "소상공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지시했다.

당장 제도를 변경하지 말고 현행 제도 속에서 소상공인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 내 공동배송센터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2.08.25 photo@newspim.com

이와 관련 사실상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를 추진하려던 정부로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소상공인의 권익을 대변해오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부 내부에서도 규제개혁 논의가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중기부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이영 중기부 장관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질적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관련 영향 평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심하게 조사를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며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논의는 스톱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만 머쓱해진 모양이다.

앞서 산업부에서는 의무휴업 폐지에 초점을 두면서 상생안을 확대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었다. 기존의 상생 협력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는지 여부도 함께 살펴봤던 안건이다. 

다만 대통령실의 이같은 주문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에 대해서는 추진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산업부 담당 고위 관계자는 전국상인연합회와의 논의 과정에서 의무휴업을 유지하고 상생안을 살펴봐야 한다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규제심판제 홈페이지 [자료=규제개혁포털] 2022.08.26 dream@newspim.com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등 안건을 제1호 규제심판회의에 상정하고 추진해왔던 국무조정실 역시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지난 25일 국무조정실 한 관계자는 "중기부 어디에서 스톱이라는 말이 나왔느냐"며 안건에 대한 변화 분위기 감지보다는 이견을 보인 하위 부처의 책임 추궁에만 나서려는 모양새만 보였다.

정부 한 관계자는 "사실상 현장에서 소상공인들과의 소통과 이들의 입장을 대통령에게 직접 알려왔던 이영 장관의 역할이 더 컸던 것 같고 오히려 한덕수 국무총리의 역할이 보이지 않았다"며 "규제심판제도를 총리 취임 이후 새로 만든 시스템으로 강조하기만 했지 윤 대통령의 지시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상당부분 위축된 경기 상황과 함께 전통시장 수해 상황 등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동식 전국상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 전통시장 상인들의 얘기를 귀담아듣고 문제를 파악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없었다"며 "더구나 국무조정실은 규제심판회의라며 이름부터 당사자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여기면서 추진하는 게 말이 안되고 다음 회의에 참석할 생각도 없다"면서 전형적인 탁상행정을 지적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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