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사학연금 외 66개 기금 수익률 동반 하락
8개 금융성기금 수익률 3분의1토막 '곤두박질'
4개 계정성기금 수익률 0%대로 하락해 반토막
사회보험성 기금 제외 62개 중 40개 0%대 수익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운용하는 68개 전체 기금의 수익률이 1년새 반토박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6개 사회보험성기금 중 국민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 수익률은 소폭 상승했지만, 나머지 4개 기금 수익률은 줄줄이 하락했다. 또 금융성기금(8개), 계정성기금(4개), 사업성기금(50개)에 속한 62개 기금 모두가 수익률 하락의 고배를 마셨다.
◆ 지난해 68개 기금 수익률 1.68%…1년 전보다 1.15%p 하락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2년 8월 월간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68개 전체 기금 수익률은 1.68%로 1년 전(2.83%)보다 1.15%p 하락했다(표 참고).
특히 68개 전체 기금 중 수익률 상승을 기록한 기금은 국민연금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 단 두개뿐이다.
우선 고용보험기금, 공무원연금기금, 국민연금기금, 군인연금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기금 등 6대 사회보험성기금의 지난해 운용수익률은 7.62%다. 전년(8.72%)보다는 0.9%p 줄어든 수치다.
다만 68개 전체 기금 여유자금(1007조3090억원) 중 약 85%를 차지하는 국민연금기금(845조5090억원) 수익률은 지난 2020년 9.58%에서 지난해 10.86%로 1%p 이상 상승했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무역보험기금 등 8개 금융성기금도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8개 금융성기금 수익률은 0.82%로 1년 전(2.45%)과 비교해 3분의 1토막 났다. 특히 금융성기금 중 신용보증기금(2.61%→0.63%), 기술보증기금(2.27%→0.42%)은 간신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했다.
공공자금관리기금, 공적자금상환기금, 복권기금 등 4개 계정성기금 수익률도 2020년 1.48%에서 지난해 0.62%로 반토막이 났다. 그나마 규모가 가장 큰 공공자금관리기금 수익률이 0.72%에서 0.67%로 소폭 감소하는 수준에 그치며 선방했다.
주택도시기금,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등을 주축으로 하는 50개 사업성기금 수익률도 줄줄이 하락했다. 50개 사업성기금 여유자금(59조2040억원)의 약 76%를 차지하는 주택도시기금 수익률은 지난 2020년 5.05%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지난해 3.29%로 1년 새 1.76%p 감소했다.
과학기술진흥기금, 관광진흥개발기금, 국민건강증진기금 등 대부분의 사업성기금도 0%대 수익률을 면치 못했다.
◆ 사회보험성기금 수익률 전반적 감소…나머지 기금도 수익률 저조
지난해 68개 기금의 저조한 실적 원인으로는 전체 기금 여유자금의 90%가량을 차지하는 사회보험성기금(906조717억원)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먼저 근로자와 사용자가 낸 보험료로 조성되는 고용보험기금 수익률(5.72%→4.35%)이 1년새 1.37%p 낮아졌다. 고용보험기금은 실업급여와 모성보호급여 지급, 고용안정 지원, 직업능력 개발 등 사업비로 쓰이는데,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업급여 지출이 늘면서 여유자금 자체가 크게 줄었다.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8조5900억원에 달했던 여유자금은 지난해 5조9600억원으로 30% 이상 감소했다. 여유자금 대부분도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빌려온 돈이다.
연금개혁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군인연금 수익률 또한 2020년 3.82%에서 지난해 2.93%로 1%p 가까이 하락했다. 연금 수입이 늘면서 여유자금은 소폭 늘었지만, 사업성은 악화된 것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기금 역시 고용이 늘면서 여유자금은 늘었지만, 수익률은 2020년 11.20%에서 지난해 7.03%로 한 자리대로 떨어졌다. 공무원연금기금 역시 여유자금이 소폭 늘어난 반면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다.
그나마 국민연금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 수익률이 소폭 오르면서 체면을 살렸다.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은 2020년 9.58%에서 지난해 10.86%로, 같은 기간 사립학교교직원연금 수익률은 11.49%에서 11.95%로 올랐다.
더욱이 사회보험성기금을 제외한 금융성기금(8개), 계정성기금(4개), 사업성기금(50개)은 모두 수익률이 하락하는 최악의 결과를 냈다. 특히 사업성기금 중 석면피해구제기금(-0.06%), 영화발전기금(0.17%) 등 두 개 기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고, 62개 기금 중 40개가 0%대 수익률을 기록할 만큼 성적이 좋지 않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회보장성기금의 경우 공격적으로 자산을 불려야 하는 기금들로 해외 투자를 많이 하는데, 해외 주식이나 투자를 늘린 기금들의 작년 수익률이 좋아 대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면서 "반면 나머지 기금들은 실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에 금리 확정형 상품이나 채권 등에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데, 작년 5월부터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채권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했고 기금 전반적인 수익률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