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이 한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한 '3불(不) 1한(限)'을 정식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것은 명백히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며 중국은 한국에 여러 차례 우려를 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중 양측은 서로의 이해에 근거해 단계적으로 원만하게 사드 문제를 처리했다"며 "상대의 합리적 우려를 중시하고 이 문제가 양국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하고 관리∙통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1한'은 이미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의 운용 제한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 정부가 이를 한국과의 정식 선언으로 규정하는 주장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불'은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와 한미일 군사동맹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 외교부는 즉각 반박했다. 외교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한국이 3불 1한을 정식 선언했다는 중국의 주장은 이전(문재인) 정부에서도 약속이나 합의가 아니라고 대외적으로 언급했다"며 "중국 측 주장은 이전 정부가 대외적으로 입장을 밝혔던 것을 지칭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중국 칭다오시 지모구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8.9 [사진=외교부] |
사드 3불의 유효성을 둘러싸고 한중 양국은 줄곧 첨예한 입장차를 보여왔다. 3불은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시절 처음 언급된 내용으로 한국은 입장 표명일 뿐 약속이나 합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은 3불은 양국 간 약속이며 지켜야 할 합의사항이라는 입장이다.
당시 1한은 거론되지도 않았다. 한중간 구체적인 협의 내용도 알려진 바 없다. 중국이 사드 관련 양국 합의 사항이라고 주장하는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에도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을 제한한다는 언급은 없었다.
그럼에도 왕 대변인은 1한을 한국의 정치적 선언이라고 주장하면서 사드 문제가 한중 관계의 뇌관으로 떠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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