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A씨, '흠뻑쇼' 무대 철거 중 추락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가수 싸이의 브랜드 콘서트 '흠뻑쇼'에서 외주 스태프인 20대 외국인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1월부터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만큼, 이번 사건으로 경찰이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을지 검토에 들어갔다.
◆ '흠뻑쇼'서 20대 스태프 사망…피네이션 "재발방지 할 것"
지난달 31일 오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전날 개최된 싸이 '흠뻑쇼' 콘서트장에 설치된 조명탑 철거 작업을 하던 20대 외국인 남성 A씨가 20m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릉소방서는 경찰에 곧바로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가수 싸이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8 싸이 흠뻑쇼 SUMMER SWAG'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펼치고 있다. 2018.08.03 kilroy023@newspim.com |
추락한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싸이 소속사 피네이션은 이날 "금일 오후 3시 50분경 강원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외주 스태프가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은 몽골 국적의 20대 남성으로, 무대 구조물을제작하는 A외주업체에 고용된 분"이라며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소속사 측은 "더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 및 재발 방지에 책임감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약속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최선을 다해 돌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싸이 '흠뻑쇼'…'중대재해처벌법' 적용될까
공연장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한 만큼, '중대재해처벌법'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법은 올해 1월 27일 중대재해법이 시행됐다. 이는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 피해를 방생하게 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했을 경우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했을 경우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용해 'yh&co' 대표변호사 인터뷰. 2022.01.27 hwang@newspim.com |
경찰은 A씨 사망 사고를 일단 변사 처리했으나, 해당 사건에 중대재해처벌법을 규율할 수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놓고 추가 조사를 진행할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용해 YH&CO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사망사고의 경우 중대재해법에 해당이 된다. 다만 해당 법이 1월에 시행된 만큼,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가 50인 미만일 경우 대해 2024년까지 유예기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흠뻑쇼' 주최사와 공연사에 안전관리자가 있는지 여부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용역을 계약한 곳에 안전관리자가 이러한 부분을 총괄 담당하는 사람인데 안전관리자가 따로 없었다면 대표이사가 책임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번에 발생된 사건에 대해 싸이 씨도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이전에 논란이 됐던 인과성 문제는 다른 문제고, 책임지겠다고 말하겠다는 부분은 당연히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용에 대한 부분, 하청업체에 대한 부분은 시스템 문제라고 생각한다. 공연업계에서 인력을 쓰는 방식의 문제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며 "'흠뻑쇼'가 시작 전에는 물 사용 문제, 시작 후에는 코로나 부분이 문제가 됐는데 이번 사건과는 또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일을 묶어서 따지는 것이 아닌 분리해서 바라봐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한편 싸이의 소속사 피네이션의 경우 종사자는 56명(2021년 12월 기준)이며, 대표이사는 박재상(싸이)가 아닌 김라이오넬수로 돼 있다. 그는 UBS투자은행 기업금융부 이사, 라자드 코리아 기업금융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