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 임명 주체 없다...현실적 어려워"
"원내대표 유지·직무대행만 사퇴는 말 안돼"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친이준석계 인사로 분류되는 정미경·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공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직을 내려놓은 것에 대해 "직무대행을 사퇴하면 원내대표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최고위원들의 잇단 사퇴를 두고는 '꼼수', '마피아 게임'에 비유하며 맹폭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3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3.31 leehs@newspim.com |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제 하다 하다 안되니까 최고위 기능을 상실시키려 순번을 정해놓고 한 사람씩 사퇴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이 순차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히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 사퇴 선언을 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힘을 실은 데 따른 발언이다.
정 최고위원은 "비대위로 가는 것이 법원에서 보면 꼼수로 보일 수가 있다. 왜냐하면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이 아닌 제명의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법적인 대응을 해버리면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주는 상황이 돼 이 대표가 다시 당대표로 돌아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사실 비대위로 가기가 어렵다. 우리 당헌당규상 그렇게 돼 있다"며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는 사람이 오직 당대표 또는 권한대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는 하고 직무대행은 내려놓았다. 사실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이면, 원내대표를 내려놓으면 직무대행은 그냥 내려놔지는 것이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자신의 최고위원 사퇴 여부에 대해선 "혼자 막는다고 막아지지도 않고 피하고 싶다고 피해지지도 않는다. 그분들이 숫자에 맞춰서 하는 것 같다. 그러니 결국 그걸 피할 수 있겠나. 지켜보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분들'과 관련해선 "지금 아무튼 어떤 세력(윤핵관)이 힘으로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것을 다 느끼고 있고 보고 있지 않은가. 과연 이걸 누가 피할 수 있겠나. 김용태 최고위원도 어떻게 그걸 피하겠는가"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7.11 kilroy023@newspim.com |
김용태 최고위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게 무슨 마피아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낮밤이 바뀌면 최고위원들 한 두명이 계속 사라져서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 최고위원들이 사퇴하는 이유가 이준석 대표의 어떤 징계에 대한 연대 책임이라면 물론 정치적으로 연대책임을 질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미 2주 전에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에서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해놓고 이제 와서 연대 책임을 지는지에 대해선 저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아니면 문자 공개 때문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직을) 사퇴하는 건가"라면서 "당이 정말 코미디로 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 역시 "전날 권성동 직무대행께서 직무대행직을 내려놓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당대표 직무대행을 하는 것이다. 원내대표는 유지하고 당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예를 들어서 대통령 사고 상황에 국무총리가 '저는 국무총리직은 유지하고 직무대행은 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도 사퇴할 가능성이 있을까'란 질문에는 "정 최고위원이 결정할 문제지만 당헌당규상 사퇴를 할 명분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금 비대위로 가려고 해도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주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대위로는 갈 수 없고 현실적으로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단기간에 '최고위원들의 연속 사퇴'가 이어진 데 대한 배경으로는 "결국에는 대통령실의 의중을 찾는데 주말 간 다들 혈안이 되셨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봤다.
kime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