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민·형사 면책 여부 놓고 '진통'
노조 고용보장 문제도 이견 여전해
내일이 데드라인인데…"타결 미지수"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가 21일 줄다리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 협상은 임금 인상 등 상당 부분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민·형사상 면책과 고용 보장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최악의 경우 교섭 데드라인 22일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이 21일로 50일째를 맞았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제공] |
◆ 노사, 줄다리기 협상…최대 쟁점은 '민·형사상 면책'
하청 노조 파업은 이날로 50일째를 맞았다.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면서 양측 협상은 급물살을 타는 듯 했지만, 일부 쟁점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 협상을 재개했지만 30여 분만에 정회한 뒤, 오후 2시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최대 쟁점은 민·형사상 면책 문제다. 노조는 파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책임을 완전히 묻지 않는 데 합의하긴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노조 파업 장기화로 각사 손해가 막대한 만큼 물러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이 당초 입장을 번복했다고도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처음부터 이 문제에 합의한 적 없다며 반박했다. 양측 협상은 전날에도 이 문제에서 공회전하다가 결국 파행을 겪었다.
고용 보장 문제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노조는 폐업한 하청업체 등에서 일하던 노동자들까지 고용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총 고용 보장은 어렵다며 대립하고 있다.
임금 인상 협상에선 상당 부분 진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당초 30% 임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4.5% 인상안을 제시했고, 노조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다. 노조 내부서 사측 안 가결 여부가 관건이다.
상여금 지급 문제도 추후 실적이 개선되면 점차적으로 지급하는 안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부분에서도 양측 간 큰 이견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역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구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금속노조는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앞에서도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사진=김민지 사진기자] |
◆ 협상 데드라인은 D-1…"타결 가능성 장담 못해"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대우조선해양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하청 노조 파업이 이달 말까지 계속될 경우 매출 감소와 고정비 손실 등을 합산한 총 피해액은 8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8월 말까지 이어질 경우 피해액은 1조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협상 데드라인은 사실상 오는 22일까지다. 대우조선이 23일부터 2주간 여름 휴가에 들어가고, 협력사들도 순차적 하계 휴가에 들어간다. 공권력 개입 없이 해결되려면 양측이 휴가 전 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물리적 시간이 촉박해 자칫 데드라인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고무적인 분위기이긴 하지만,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서 계속 틀어지는 만큼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며 "내일(22일)까지 타결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봤다.
경찰은 협상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공권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 데드라인은 정해놓지 않고 일단 협상 추이를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도 하청 노조 파업 사태와 관련해 "빨리 불법행위를 풀고 정상화시키는 게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며 양측이 이번 사태를 조속히 매듭지을 것을 촉구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