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테크엑스, SKT T밸리 사업 관련 직원 전출
1심, 청구 기각...2심 '불법 파견' 인정
대법원 "SK플래닛, 근로자 파견 업자로 볼 수 없어"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대기업 계열사 간 전출은 불법 파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최근 SK플래닛 직원 A씨 등이 SK텔레콤(SKT)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 일부를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A씨는 1999년 SKT에 입사해 2011년 계열사인 SK플래닛으로 전직, SK테크엑스가 설립되면서 소속이 변경됐다. B씨 또한 2015년 SK플래닛에 입사했다가 SK테크엑스 설립으로 자리를 옮겼다.
SK텔레콤은 2015년 계열사인 SK플래닛의 플랫폼 전문성을 기반으로 'T밸리 사업'을 시작했다. A씨 등은 해당 사업 전담 조직으로 전출돼 근무하다가 2017년 SK테크엑스로 복귀했다.
A씨 등은 'T밸리' 조직은 SKT 대표이사의 직속 조직으로 채용, 교욱 훈련, 근무시간, 근태 관리 등을 SKT가 담당했으므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전출을 근로자 파견으로 볼 수 없다며 SKT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SKT가 SK플래닛, SK테크엑스에 급여 이외의 별도의 수수료나 기타 이익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며 "SK플래닛과 SK테크엑스가 상당한 규모의 자산과 운용 조직을 보유해 독립적인 기업 활동을 영위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동 사업 추진 등을 목적으로 인원을 전출했더라도 이를 근로자 파견 사업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적 파견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2심은 A씨 등의 전출은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A씨 등이 T밸리 사업에 배치된 SKT 임원으로부터 인사 평정과 휴가 승인을 받아야 했던 점 등을 볼 때 전출이 아닌 실질적인 근로자 파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SK플래닛을 파견법에서 정한 '근로자 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고용주가 근로자 파견으로 인한 대가나 수수료 혹은 이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였는지는 근로자 파견 행위의 영업성을 인정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며 "SK플래닛 등은 전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한 후 SKT와의 비용 정산 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임금 상당액 등을 지급 받았을 뿐, 경제적 이익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견법이 규정한 직접 고용 의무 규정은 근로자 파견의 상용화와 장기화를 방지하고 파견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도모하는 데에 입법 취지가 있다"며 "전출 경위 등을 보면 SKT가 근로자 파견의 상용화나 장기화 내지 고용 불안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파기 환송 이유를 밝혔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