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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가문의 흑막] ② 아베 가문과 통일교의 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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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가 문선명 적극 지원
관방장관 때 행사 축전 들통난 이후 관계 노골화

[편집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사망함으로써 한일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아베의 사망은 단순히 일본 보수우익 아이콘이 사라졌다는 사실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본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와, 이의 지지로 자리에 오른 현 기시다 수상은 기존의 아베 노선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최근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선을 확보함으로써, 아베의 필생 숙원이었던 평화헌법 개헌론이 일본 정가를 점차 뜨겁게 데우고 있다. 일본은 과연 과거 군국주의로 회귀하는가. 일본 정가의 풍향계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아베 가문과 아베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이에 아베 가문과 일본 정치사의 흑막을 알아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2013년 여름 참의원 선거 직전 통일교는 전국의 신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내부 통지문을 보냈다. 

"전국구(비례대표)의 기타무라(北村)씨는 야마구치 출신의 정치가, 천조황대신궁교(天照皇大神宮教) 일명 '춤추는 종교(踊る宗教)'의 기타무라 사요(北村サヨ) 교조의 손자입니다. 총리로부터 이 분을 후원해 달라는 의뢰가 있는데 당락은 상기의 '춤추는 종교'와 우리 그룹의 조직표에 달려 있습니다만, 아직 C등급으로 당선되기에는 먼 상황입니다. 참의원 선거 후에 우리 그룹을 국회에서 추궁하는 운동이 일어난다는 정보가 있어,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도 이번 선거에서 기타무라 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을지 조직의 '사활 문제'입니다"

'전국구 기타무라 씨'란 2013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비례 전국구에 입후보하고 당선한 전 산케이신문 정치부장 기타무라 쓰네오(北村経夫, 1955-)다. 그리고 그에게 후원, 즉 조직표 지원을 의뢰한 총리는 그 전년 12월에 자리에 복귀해 당시 제2차 아베 내각을 이끌던 아베 신조다.

[아베 가문의 흑막] 글싣는 순서

1. 재일교포가 아베 父子를 키웠다 
2. 아베 가문과 통일교의 유착
3. 칼맞은 외할아버지와 총맞은 아베의 평행이론
4. 日 역사 교과서 왜곡, 아베로부터 비롯됐다
5. 아베는 이토 히로부미 '적자', '야마구치 정권' 끝나나
6. 日 평화헌법 개헌될까...한일 관계의 미래

또한 조직표 지원의 대가로 국회 추궁으로부터 '지켜주기'가 필요했던 '우리 그룹'이란 종교단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世界平和統一家庭連合, 구 통일교회, 2015년 개칭)이다. 

전국의 교단 지부나 관련 시설에 일제히 송신된 FAX에는 '참원선(參員選) 추천후보'로서 각지의 선거구 후보자와 함께 전국구로 '밀어야 할' 후보로써 기타무라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통일교가 2013년 기타무라 쓰네오 후쿠오카 사무소에 보낸 팩스. 후쿠오카 통일교회의 현황을 알린 내용이다. [사진=하버비즈니스(ハーバービジネス)] 2022.07.13 digibobos@newspim.com

기타무라는 아베가 자청해서 출마를 시킨 후보자다. 아베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가 태평양전쟁 패전 후 전쟁 책임을 묻는 전범으로 스가모 구치소에 구금되기 전 야마구치 현에 참배하러 왔을 때 기타무라 쓰네오의 할머니인 키타무라 사요가 "3년 정도 간다. 영혼을 갈고 닦으면 총리대신으로 써주겠군"이라고 가까운 장래에 기시가 총리가 될 것임을 예언했다고 한다. 따라서 아베에게 기타무라는 외할아버지와 인연이 깊은 은인의 손자인 것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2016년 1월 10일 아베 총리의 고향인 야마구치 현, 나가토 시 신춘모임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기타무라 의원. 아베 옆은 부인 아베 아키에. [사진=트위터 갈무리] 2022.07.13 digibobos@newspim.com

그런데 기타무라 의원 만들기에는 당시 아베 내각의 2인자로 아베에 이어 총리가 된 스가 요시히데(菅喜偉, 1948-) 관방장관도 관여돼 있다. 기타무라가 선거 운동 기간 중 비밀리에 후쿠오카 현의 통일교회 지구교회 2곳 예배에 참석해 강연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는 것이다.

스가 관방장관은 아베 1차 개조내각에서 자민당 선거대책총국장에 취임, 후쿠다 정권에서는 선거대책총국 선거대책부위원장을 맡는 등 자민당 선거 대책을 맡아온 선거전략 전문가다. 그런 그가 기타무라를 통일교회에 극비리에 파견했던 셈이다.

기타무라의 후원회 명부에는 교단 체계의 정치단체인 국제승공연합·세계평화연합의 전국 각지 간부의 이름이 적혀 있으며, 기타무라의 후쿠오카 선거사무소에는 세계평화연합의 여성 스태프가 사무원으로 파견되어 있었다.

게다가 기타무라를 선택하는 기일 전 투표와 그 수를 보고하도록 신자에게 지시하는 교단 내부 메일도 공개됐다. 그 해 7월 초 교단의 북도쿄 교구는 아다치(足立) 교회 교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일을 일제히 전달했다.

"기일 전 투표 부탁입니다. 이번에 응원하는 분은 자민당의 기타무라 쓰네오 씨입니다. 이번 추천은 과거보다 더 특별한 분이고 스타트 대시가 중요하므로 멀더라도 3일 동안 투표소까지 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전국의 신자에게 송신된 이 메일의 포인트는 '기일 전 투표'다. 그래야만 투표일까지 미리 통일교회표가 몇 만 표라고 확실한 득표수를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독려 내용도 있다.

"본인뿐 아니라 친족에게도 투표 의뢰할 수 있는 분이 있으면 부디 부탁드립니다. 내일부터 3일 연휴, 사전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투표하러 가신 분은 메일로도 좋으니 알려주세요"

이렇게 교단 본부는 전국의 신자에게 7월 5일부터 7일 사이에 기일 전 투표를 하도록 지구교회 경유로 지시했고, 각 지구교회 책임자는 매일 투표 실적을 본부에 보고하도록 통보했다. 투표수가 낮은 지구의 교회 책임자는 문책됐다고 한다. 신자 3천명에 의한 특별 전도부대도 결성되어 선거 운동을 지지했다.

아베가 직접 후원을 부탁하고 관방장관이 방어한 덕택으로 기타무라는 통일교 조직표 도움 속에 당선됐다. 당초 통일교회의 조직표 목표는 10만 표였지만, 실제로는 약 8만표에 그쳤다고 한다. 그래도 기타무라의 총 득표수(142,613표)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8만 표가 통일교회 신도들의 조직 표였다고 전해진다. 선거가 끝난 뒤 도쿠노 에이지(徳野英治) 통일교 13대 회장과 아베 총리의 밀회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당시 통일교 상황으로 보자면 문선명 교주가 참의원 선거 전 해인 2012년에 사망함으로써 후계 문제가 뒤틀려지고 분열 소동이 벌어지는 등 조직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교단은 정치공작에 의해서 체제 유지를 도모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타무라는 지난 2019년 7월 제25회 참의원 선거에서도 당선돼 외교국방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평화헌법 개정에 찬성하면서 자위대를 다른 국가처럼 국방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아베는 과연 언제부터 통일교와 긴밀한 관계가 됐을까?

한일 양국이 반공산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1968년 문선명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원 아래 서울에서 국제승공연합(国際勝共連合)을 만든다. 그러자 아베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는 이 단체의 일본 설립에 고다마 요시오(児玉誉士夫), 사사카와 료이치(笹川良一) 등과 함께 적극 협력했다. 아베 아버지 신타로 역시 통일교도들을 자민당 의원 비서로 소개하거나, 각 의원을 교단의 세미나에 권유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통일교 문선명 전 총재(왼쪽)와 아베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기시는 통일교 초기 형태인 문선명의 국제승공연합(国際勝共連合)을 적극 지원했다. 1973년 11월 23일 통일교 본부에서의 회동 장면. 2022.07.13 digibobos@newspim.com

일본에서 통일교는 50년대 후반부터 포교가 시작돼 많은 신자를 얻었지만, 80년대 조상 공양 등을 명목으로 미술품·보석·인감 등을 고가에 방문 판매하는 수법이 '영감 상술(霊感商法)'로 사회 문제에 부닥쳤다. 1987년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全国霊感商法対策弁護士連絡会)'가 결성돼 피해자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소가 이어졌다.

2009년 5월에 "구입하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 등 불안을 부추겨 수정 장식물 2개를 300만엔에 팔았다고 해서 후쿠오카현 경찰이 특정 상거래법 위반의 혐의로 통일교회 신자 1명을 체포했다. 6월에도 "사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난다" "생명이 위험하다" 등 불안을 부추겨 1개 수만~수십만엔의 인감을 팔았다고 해서 경시청 공안부가 통일교 신자 7명을 체포했다.

아베 신조와 통일교와의 직접 관계가 처음 노출된 것은 2006년이다. 그해 5월 통일교 계열 정치 단체인 천주평화연합(UPF)이 후쿠오카에서 개최한 합동결혼식 개최 이벤트 '조국향토환원일본대회(祖国郷土還元日本大会)'에 당시 관방장관 아베 신조와 전 법무대신으로 중의원 헌법심사회 회장인 야스오카 오키하루(保岡興治)가 축전을 보낸 일이 발각되었다.

이후 통일교와 아베의 유착에 대한 언론의 이목이 집중됐고 '이왕 들켰으니...'하는 심정이었던지 통일교와의 접촉이 더 노골적으로 변한 측면이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아베 전 총리는 통일교 기관지로 여겨지는 <세계사상>에 자주 표지인물로 등장했다. 2022.07.13 digibobos@newspim.com

야스오카와 관련해서는 그의 아내가 영감상법 항아리를 구입해 열심히 통일교 집회에 참석했다는 말이 나왔고, 2000년에는 법무부 장관 비서관으로 통일교 신자를 등용했다고 지적받기도 했다. 변호사이기도 한 야스오카는 통일교 고문 변호사를 지낸 이나미 토모유키(稲見友之)와 케이텐(敬天)종합법률사무소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당시 교토통신 보도를 보면 축전과 관련해 아베는 "지역구 사무소로부터 관방장관 직함으로 축전을 보냈다는 보고를 받았다. 오해를 살 수 있는 대응이라 담당자에게 주의를 주었다"고 해명했다.

2012년 12월 정권을 재탈환한 아베 신조는 헌법 개정을 실현하기 위한 장기 안정 정권을 계획했다. 그리하여 2013년 3월에는 통일교 국제승공연합의 오오타 코릿추(太田洪量) 회장 취임식에 다수의 자민당 의원이 참석한다. 그리고 그런 흐름이 앞서 말한 7월 참의원 선거의 책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한편, 교단 측은 이 시기 내분에 휩싸여 있었다. 교주 문선명이 2012년 9월에 사망, 후계 싸움은 아들들뿐만 아니라 모자지간의 다툼으로까지 발전했다. 결국 후계 후보자였던 아들들은 줄줄이 포기하고 아내인 한학자(韓鶴子) 총재의 독재 체제가 된다.

당초 후계자로 지목된 셋째 아들 문현진(文顯進)은 이미 교주의 명령으로 2010년에 추방됐지만, 경제 부문과 종교 부문을 이어받은 4남 문국진(文國進, 통일교유지재단이사장)과 7남 문형진(文亨進, 통일교회세계회장)도 문선명 사후 한학자가 교단의 실권을 잡으면서 잇달아 요직에서 물러났다. 한학자 추종파와 아들의 분파 사이에는 부동산 이권 및 교단 마크의 저작권을 둘러싼 소송도 제기됐다.

현재 통일교 일본 조직은 한학자의 통제 아래 있고, 여전히 아베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2019년 10월 5일 나고야 시내의 한 고급 호텔에서 통일교 UPF(천주평화연합)이 주최한'일본 정상회의 & 리더십 콘퍼런스'가 열렸다.

여기에는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의 세이와정책연구회(清和政策研究会)와 3명의 참의원, 4명의 중의원, 다테 추이지(伊達忠一) 전 중의원 의장이 참석했다. 다음날 아이치 현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4만인 신도대회에도 복수의 자민당 의원이 내빈으로 모습을 보였다.

두 행사 모두 주빈은 한학자 총재. 리더십 컨퍼런스에서는 세이와정책연구회장이 한총재를 찬양하고, 4만인 신도대회에서는 지방의원 70쌍이 '기성축복(既成祝福)'을 받으며 통일교 신도가 됐다.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에 따르면 아베는 2021년 9월 12일 UPF 주최의 '신통일 한국을 위한 THINK TANK 2022 희망 전진대회'라고 칭하는 WEB 집회의 기조연설에서 한학자 총재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2022.07.13 = 2021년 9월 12일 UPF 주최의 '신통일 한국을 위한 THINK TANK 2022 희망 전진대회'라는 WEB 집회 기조연설에서 한학자 총재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고 있는 아베 전 총리. [사진=니코비디오] digibobos@newspim.com

아베가 사망하기 전인 지난 6월 26일 NHK 방송 「일요토론」에서는 NHK당(NHK 시청료 거부 등을 목적으로 2013년 창당)의 구로카와 아츠히코(黒川敦彦) 간사장이 "아베씨는 외세의 통일교로부터 지대한 응원을 받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2014년 12월 5일자 <주간 아사히(週刊朝日)>는 '아베 측근들 속속 통일교 참배의 괴이함(安倍首相側近らが続々と統一教会詣での"怪")'라는 제목의 기사를 다음처럼 시작하고 있다.

"득표력에 먹구름이 보이는 기업·단체를 대신해 주목되는 것이 종교표의 향배다. 그러다 보니 통일교, 그 우호단체와 접근하는 자민당 의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됐다. 그중에는 아베 총리의 '주머니 칼(懐刀·후도코로가타나·심복을 의미)'도 있다."

이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테츠야(山上徹也·41)가 범행 동기에 대해 통일교와의 관련성을 언급해 일본 사회가 온통 시끄럽다. 야마가미는 아베의 외할아버지가 자신이 원한을 품고 있는 종교단체(통일교)를 일본 내에 들여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야마가미는 또 "어머니가 거액의 기부금을 낸 종교단체의 신봉자가 돼 가족이 파탄났다"며 아베 전 총리가 이 단체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 일본 최장수 총리를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초 종교단체의 지도자 암살을 노렸으나 접근이 어려워지자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 내에 확산시켰다'고 믿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 일본지부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총격을 가한 용의자 야마가미 테츠야는 가정연합에 속한 신자가 아니며 과거에도 본 연합에 가입했다는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용의자 모친에게 헌금을 강요한 적은 없다" "용의자 모친은 월 1회 가정연합의 교회 행사에 참석해왔다" 등의 몇 가지 사실을 밝혔다.

이 기자회견에서 주목되는 것은 "아베는 통일교 세계평화운동에 찬동했으나 통일교 신자는 아니다"라는 내용이다. NHK 기자가 추가로 질문하자 "아베는 문선명 전 총재의 평화운동에 찬동해 왔다"라고 답했다.

1993년 통일교에서 발행된 문선명 어록 제191권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아베상은 선거할 때 계파 의석수가 13석밖에 안 됐어요. 이것을 내가 88명까지 전부 교육해 키워준 것이에요." 물론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아베 가문과의 유착을 그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아베 전 총리는 통일교와 결탁해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했으나 통일교가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았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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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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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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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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