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 탈피 원전 비중 30%까지 확대
2040년 재생에너지 비율 35% 실현 '글쎄'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공개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대내외 여건이 바뀌면서 에너지 분야에 대한 추진 방향도 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앞서 탄소중립을 내세워 국제사회의 탈탄소 움직임에 문재인 정부의 취지는 살리되 현실성있는 실천과제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해나간다는 게 차이점으로 파악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5일 발표한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은 문 정부의 에너지전환로드맵(2017년 10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년 6월)과 닮아있으면서도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예전 정책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분야는 원자력발전이다. 에너지전환로드맵에 따르면 2017년 24기에 달하는 원전을 단계적으로 줄여 오는 2031년에는 18기, 2038년에는 14기로 감축시킬 예정이었다. 문 정부의 대표적인 에너지 정책인 '탈원전'의 기본계획인 셈이다. 이어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신규원전 건설을 추진하지 않을 뿐더러 노후원전의 수명 연장도 추진하지 않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를 통해 원전을 점진적으로 감축한다는 당초 계획에 힘을 보탰다.
이와 달리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원전에 대한 기조가 180도 바뀌었다. 일단 탈원전 정책에서 탈피한다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삼았다. 원전 비중을 오는 2030년에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울(3·4기)의 건설과 계속운전을 강조했다. 건설중인 원전을 적기에 준공할 방침도 내놨다. 운영허가만료 원전 10기에 대해서는 계속 운전이 가능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확대정책에서 다소 에너지원별로 조정에 나서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로드맵에서는 7% 수준의 재생에너지 비율을 오는 2030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 제시됐다. 태양광·풍력 용량 비중 역시 2016년 42% 수준이었던 것에서 2030년 80%까지 키운다는 방향도 설정됐다. 이후 오는 2040년 재생에너지를 30~35%로 확대한다는 게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의 내용이기도 하다.
[거창=뉴스핌] 정철윤 기자 = 오는 24일 '2021년 감악산 꽃&별 여행' 개장식을 앞둔 경남 거창군 남상면 감악산 풍력단지 부근에 국화과 식물인 '아스타'꽃이 활짝 피어 있다.2021.09.15 yun0114@newspim.com |
윤 정부에서는 재생에너지를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주민 수용성을 강조하고 태양광, 풍력(해상) 등 에너지원별 적정 비중도 향후 재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마디로 2040년 재생에너지 비율 35% 확대까지는 어렵다는 게 새 정부의 시각이다.
화석연료 역시 획기적인 감축에서 합리적인 감축으로 돌아선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신규석탄 건설을 금지하고 노후석탄을 폐지하거나 전환한다는 계획이 제시됐다. 윤 정부에서는 석탄발전의 합리적인 감축을 유도한다는 방향을 내놨다.
이는 국제사회의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유럽 역시 석탄을 통한 발전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최근 발표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상품 인사이트에 따르면 내년 서부 유럽의 연간 석탄화력발전 발전량이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3G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수소의 경우에는 문재인 정부의 바통을 받아 윤 정부에서는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다만 수소에너지 기술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역시나 새 정부들어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는 원전일 수밖에 없다"며 "다만 그린 택소노미에 원전이 추가될 지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 만큼 국제사회의 변화에 좀더 세심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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