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종료 한 달 남기고 사의…행안부 경찰 통제 반발
"행안부 권고안 경찰 근간 변화…폭넓게 의견수렴해야"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행정안전부(행안부)의 경찰 통제 방안에 반발해 중도 사퇴하는 김창룡 경찰청장이 경찰의 중립성과 민주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창룡 청장은 27일 낮 12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경찰청에서 사의 표명 입장문을 발표하며 "저는 지금 이 순간 경찰청장에서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청장은 "경찰청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결과 현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행안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의 논의와 관련해 국민 입장에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 사회는 경찰의 중립성과 민주성 강화야말로 국민의 경찰로 나아가는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법 체계는 그러한 국민적 염원이 담겨 탄생한 것으로 이런 제도적 기반 위에서 경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된 치안을 인정받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김창룡 경찰청장이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 참석,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1.10.05 photo@newspim.com |
김 청장은 행안부가 권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김 청장은 "권고안은 경찰제도 근간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그간 경찰은 그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고려해 폭넓은 의견 수렴과 심도 깊은 검토 및 논의가 필요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며 "저는 여기서 경찰청장을 그만두지만 앞으로도 국민을 위한 경찰제도 발전 논의가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우 구성될 지휘부가 국민 뜻을 받들고 구성원의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경찰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끝으로 "국민 여러분께서도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이번 과정을 거쳐 경찰이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로설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김 청장은 2020년 7월 24일 취임해 오는 7월 23일 임기 2년 종료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행안부의 경찰 통제 방안 마련에 반발해 임기 약 한 달을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고위직인 치안감 보직 인사 번복 논란으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기문란'이라는 질타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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