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포스코 등 코스피 54곳, 코스닥 20곳 실시
'호실적' 삼양식품·SD바이오센서 등 첫 배당
"중간배당 받으려면 오는 28일까지 매수해야"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기의 경기 침체) 우려에 국내 증시가 휘청이는 가운데 올해 중간배당에 나선 상장사는 역대 최다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실적 호조 기업들이 적극적인 배당 확대에 나선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맞물린 결과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해 중간배당을 결정한 상장사는 모두 74곳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상장사(54곳)는 물론, 코스닥 상장사(20곳)까지 모두 역대 최대치다.
중간배당은 수시배당의 일환으로, 통상 7~8월께 지급돼 '여름 보너스'로도 불린다. 지난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중간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총 62곳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이 수치를 훌쩍 넘어섰다. 꾸준히 배당성향을 보이던 기업 가운데 아직 공시하지 않은 곳까지 고려하면 올해 중간배당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2년 새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은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2018~2019년 중간배당에 나선 상장사는 각각 45곳, 49곳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에는 소폭 감소했다가 지난해는 44개 코스피 기업과 18개 코스닥 기업이 중간배당을 확정했다. 배당 규모도 역대 최다 규모인 4조원대에 달했다.
올해 중간배당 규모는 향후 각 기업의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다. 중간배당을 지급하기 위한 기준일은 오는 30일로, 2거래일 전인 오는 28일까지 해당 종목 주식을 매수해야 주주명부에 등록된다.
코스피200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POSCO홀딩스 ▲현대차 ▲SK ▲S-OIL ▲한온시스템 ▲하나금융지주 ▲현대모비스 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간배당을 시행한다.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시작한 코스피 상장사도 적지 않다. SK하이닉스, KB금융, 한샘, CJ제일제당 등은 올해부터 분기 배당으로 배당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상장사들의 중간배당 확대는 실적 호조와도 관계가 깊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LG유플러스는 올해 배당 확대로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불닭볶음면'으로 수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양식품도 창사 이래 첫 중간배당을 도입한다.
반면 대표적인 중간배당주였던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적자 규모가 불어나자 2020년부터 3년째 중간배당을 중단했다. SD바이오센서도 창사 이래 첫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코스닥 기업 중에서는 진단키트 제조·판매사들의 중간배당이 두드러진다.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인 실적 증가세를 보이며 주주환원 정책에도 적극적이다. 씨젠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중간배당에 나섰고, SD바이오센서는 올해 첫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ESG가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부상한 것도 중간배당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당 확대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면 지배구조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실적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증시 불황기에 투자 매력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로 쓰인다"고 말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