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15일(현지시간) 긴급 정책회의를 소집했다. ECB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에 일부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ECB 대변인은 CNBC에 "정책위원회가 지금의 시장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 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CNBC에 따르면, 이날 유럽연합(EU) 금융시장의 '공포 지수'로 해석되는 10년물 독일국채(분트)와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간 격차(스프레드)는 지난 2020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번 주 초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4%를 넘어섰다. 유로존 채권시장이 이처럼 불안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ECB가 당초 예상보다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금리 스프레드는 유럽 시장에서 시장의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유럽 주변국 중에서 이탈리아는 부채 규모가 상대적으로 많아 유로존 경제가 악화할 시 채무를 갚지 못할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자료=CNBC] 2022.06.15 koinwon@newspim.com |
ECB는 지난주 오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수년간에 걸친 초완화 통화 정책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7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채가 많은 EU 회원국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아 투자자들을 불안에 몰고갔다.
이날 ECB 긴급회의는 미 연장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소집됐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1994년 이후 최대폭 인상이다.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위원 전날 파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유로화를 이용해 (유로존 국가 내) 자금조달 비용에서 큰 격차가 발생하는 금융 분열(fragmentation)를 막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면서 "과거 필요할 때마다 ECB가 개입했던 기록이 이러한 책무를 뒷받침 한다"고 말했다.
금융 분열은 서로 다른 재정 상황에 처한 19개 회원국이 단일 통화인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이 안고있는 숙명적 리스크다. 한 국가의 재정 위기가 유로존 다른 국가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슈나벨은 분열 리스크에 대한 ECB의 대응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차입 비용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수단"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셔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유로존의 큰 우려는 유로존 주변국의 채권 스프레드를 억제할 프로그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ECB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라며 이것이 채권시장의 불안을 야기해 주변국 스프레드를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베렌베르크 은행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리오 드라기 총리의 개혁에도 이탈리아의 성장은 여전히 약하다며 "이탈리아의 경우 국채 금리가 4%를 훌쩍 넘을 경우 결국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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