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년6월·집행유예 4년…보호관찰명령도
"지인에게 투약 제안…소량·일회성 등 고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미국에서 마약을 밀수입해 국내에서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사위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조용래 부장판사)는 27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6)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약물중독 재범예방교육수강, 30만원의 추징도 명했다.
법원 로고[사진=뉴스핌DB] |
재판부는 미국에서 국내로 입국하면서 가방에 엑스터시와 대마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면 입국 이후 마약을 발견한 것인데 바로 버리지 않고 오히려 지인에게 제안해 같이 투약하는 등 적극적으로 마약류 범행을 저질렀다"며 "입국 당시부터 범행을 의도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마약류를 수입하는 범행은 추가 범죄의 가능성이 높고 피고인은 공범에게 투약을 제안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특히 대기업 임원이었던 피고인은 사회 지도층으로서 모범을 보여야함에도 이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마약류를 소량 수입한 점, 스스로 또는 지인과 투약했을 뿐 시중에 유통할 목적은 보이지 않은 점, 투약도 일회성에 그친 점, 다시는 마약류 범행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여성 B(30)씨는 이날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그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상태에서 필로폰, 케타민 투약 등 혐의도 받았다.
앞서 전직 삼성전자 임원이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맏사위인 A씨는 지난 2019년 5월 미국 시애틀에서 국내로 입국하면서 엑스터시 1정과 대마를 가방에 넣고 비행기에 탑승해 마약류를 밀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또 같은 해 7~8월 경 서울 강남구의 한 모텔에서 밀수한 엑스터시 1정을 쪼개 B씨와 함께 투약하고 대마를 흡연한 혐의도 받는다.
A씨 측은 재판에서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마약류는 20년간의 미국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전 직장 동료로부터 선물로 받은 파우치에 들어있었고 당시 내용물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