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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소비 촉진한다며 '현금' 대신 '쿠폰'만..."저금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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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소비 촉진 효과 극대화
일각에선 "쿠폰 효과 제한적, 현금 풀어야" 주장도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에서는 경기 침체 타개 방안으로 소비 진작이 강조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이 기업 생산과 투자에 영향을 주고 나아가 경기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중앙정부 방침에 따라 지방정부들까지 소비 촉진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 쿠폰' 지급과 '현금' 지원에 대한 논란에 다시금 불이 붙었다.

[사진=바이두(百度)]

◆ 쓰촨 등 다수 지방정부, 거액의 소비쿠폰 발행

중국 정부는 4월 이후 소비 성장 촉진을 강조하고 있다. 이달 23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확정한 '경제안정 33개 정책'에 600억 위안(약 11조 2600억 원) 규모의 차량 구매세 감면이 포함된 것 역시 소비 진작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궈진(國金)증권 자오웨이(趙偉)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소비 촉진 조치는 수요측과 공급층으로 나눌 수 있다. 그는 "보조금 지급이나 세금 감면, 소비 쿠폰 지급은 소비측을 자극하기 위한 직접적인 조치이고 고용 안정이나 소득 증대·소비 능력 제고 등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중앙정부가 세금 감면과 일자리 안정 등 큰 틀에서 소비를 촉진 중인 동시에 각 지방정부는 소비쿠폰을 소비 진작의 주요 조치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인 중국인민라디오방송(CNR·央廣網) 등 보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다수 지방정부들이 잇따라 자동차·가전 구매와 백화점·마트 등에서 쓸 수 있는 소비 쿠폰을 발급하고 있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는 지난 20일 2억 4000만 위안 규모의 소비 쿠폰을 영세 상인 및 자영업자 등에게 발행했고, 산시(山西) 타이위안(泰原)은 4억 2000만 위안 규모의 소비 쿠폰을 발행했다. 구이저우(貴州)는 오는 30일 1억 4000위안 규모의 문화·스포츠 활동 및 외식에 쓸 수 있는 소비 쿠폰을 발행하기로 했고 후베이(湖北) 역시 내달 전자상거래에 쓸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발발한 2020년에도 다수 지역에서 소비 쿠폰을 발급해 소비 안정에 긍정적인 효과를 본 적 있다"며 "최근의 쿠폰 발행은 2020년 당시보다 규모가 훨씬 커졌고 자동차·가전 등 내구재 소비 촉진에 중점이 찍혀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소비 진작 조치가 단순히 과거의 경험을 답습한 것은 아니다"며 "수요를 직접 자극함과 동시에 소비 능력 및 소비 장소 등의 회복 촉진 역시 중요한 만큼 이것이 농촌 소비와 오프라인의 서비스 분야 소비 등 회복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소비 진작...美는 '현금파', 中은 '쿠폰파'?

소비는 각국 경제 성장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중국에서 소비는 수출·투자와 함께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삼두마차'로 불릴 정도다. 중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소비의 중요성은 매년 증대됐다. 2021년 기준 소비의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여도는 65.4%로, 이는 2012년 대비 10%p 높아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 모두 소비 진작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그 방식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등이 현금을 직접 지원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쿠폰 발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2020년 2월 중순 이탈리아가 가장 먼저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이후 영국과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현금으로 지원금을 지급했다. 한국 역시 지난 2020년 5월 14조 2000억 원 규모의 1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한 데 이어 최근 6차 재난지원금 지원을 논의 중에 있다.  

반면 중국에서는 난징(南京)이 2020년 3월 최초로 시민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3억 1800만 위안의 소비 쿠폰을 지급한 뒤 항저우(杭州)가 16억 800만 위안 규모의 쿠폰을 지원했다. 이후 각 도시들에서 소비 쿠폰 발급 열풍이 일어나면서 현재까지 비슷한 조치고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현금 지원보다 쿠폰 지원을 선호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높은 저축률이 대표적 원인이다. 지출보다 저축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히 팽배한 가운데 정부가 지원한 현금마저 은행 예금계좌로 흘러가면 당초의 소비 진작 목적을 이룰 수 없다. 사용기한이 명시된 쿠폰을 지원함으로써 일정 기한 내 소비를 '끝내버리도록' 해야만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 경고음이 커지면서 중국인들의 '저축열'은 더욱 뜨거워졌다. 블룸버그통신 24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행권의 저축성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9조 2000억 위안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월 예금의 동기 대비 증가율은 7%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동기 대비 증가율(5.5%) 대비 그 폭이 확대됐다.

이와 함께 지역별, 산업별 발전 수준에 따라 영역별, 분야별로 쿠폰을 탄력적으로 발행함으로써 지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쿠폰의 발급·수령·소비·정산 등 관리가 용이하고 자금분배 규모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쿠폰 지원의 장점으로 꼽힌다.

[사진=바이두(百度)]

◆ 쿠폰 효과 '미미', '현금' 지원 목소리 커져

쿠폰 지원이 소비자를 겨냥한 소비 진작책으로 자리잡았지만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금 지원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비 쿠폰 지원 규모가 한정적이고 그 마저도 일부 주민에게만 선별적으로 지급 돼 소비 진작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지금 필요한 것은 수 십 위안 짜리 쿠폰이 아니라 수 백·수 천 위안의 현금"이라는 불만 섞인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清華)대학교 교수는 최근 한 공개 석상에서 "주민 소비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전염병 피해를 본 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현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상하이 약 600만 가구 중 소득 수준 하위 10% 가정을 선별하면 60만 가구"라며 "이들에 1만 위안의 현금을 지급한다고 해도 결코 큰 액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린이푸(林毅夫) 베이징(北京)대학교 교수 역시 "코로나19 확산 이후 통제구역에 포함돼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주민을 대상으로 가구당 1000위안씩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 

관칭유(管淸友) 루스(如是)금융연구원 원장은 "(경기 부양을 위해) 관례를 뛰어넘는, 돈을 찍거나 뿌리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돈을 찍어 인프라 투자하고 이를 통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과거 모델에서 벗어나 돈을 찍고 취약계층과 저소득 계층에 직접 현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소비 진작을 통해 경제를 관리하고 경제 엔진을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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