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통제를 강화하자 베이징 대학생들이 집단 시위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4일 저녁 베이징사범대학교 학생 300여명이 마스크를 쓰고 교내 체육관에 모여 봉쇄 강화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기말고사 방식∙일정과 방학 기간 등 학사 일정 공개 ▲방학기간 귀가 허용 ▲시위 참여 학생에 대한 불처벌 등을 요구했다.
베이징사범대학교 학생들이 교내에서 시위를 벌이는 모습. [사진=트위터 갈무리] |
이들은 학교 측으로부터 귀가 허용과 추후 처벌하지 않겠다는 구두 약속을 받고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베이징에 더 강력하고 철저한 방역 조치를 약속한 지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SCMP는 전했다. 지난 23일 쑨춘란(孫春蘭) 부총리는 베이징 하이덴(海澱)구 둥청(東城)구 등 코로나 집단 감염 지역을 시찰해 보다 철저한 방역조치를 당부하고 하루빨리 제로 코로나를 달성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하루 전인 23일 중국정법대에서도 귀가 후 온라인 수업을 받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시위가 일어났고 다음날 학교는 학생들의 귀가를 허락했다.
베이징사범대생들의 시위 모습. [사진=트위터 갈무리] |
앞서 15일 베이징대에서는 구내식당과 음식 배달이 통제된 상황에서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철제 울타리를 설치하자 집단으로 항의했다.
베이징대 부총장이 직접 확성기를 들고 시위 진화에 나섰지만 학생들은 울타리를 무너뜨리며 반발했다. 엄격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누적된 젊은 세대의 불만이 한꺼번에 터진 모습이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대학생 시위와 관련된 동영상과 게시글이 빠르게 퍼져나갔지만 곧장 삭제됐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주옥함 기자= 25일 중국 베이징 근로자들이 한 시장과 그 주변 지역을 봉쇄하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있다. 2022.05.26.wodemaya@newspim.com |
중국 방역 조치에 대한 대학생 집단 항의가 베이징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지난해 허베이성에서는 기숙사 학생 수백 명이 외출 금지령을 어기고 담을 넘어 나가기도 했다.
학생 시위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당국은 대학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리이(李奕) 베이징 교육위원회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흔들림 없이 제로 코로나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하면서 "학기 일정이 차질 없이 종료되면 학생들은 안전하고 질서있게 귀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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