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10년물 수익률 침체 신호로 활용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뉴욕증시가 가파른 롤러코스터를 연출한 가운데, 채권 시장에서도 침체 신호가 강하게 감지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 때 3.146%까지 오르며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의 경우 6bp(1bp=0.01%p) 정도 오른 3.221%를 기록했다.
미국채 금리 급등세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50bp 전격 인상하기로 한지 하루 만의 흐름이다. 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75bp 인상을 배제하자 증시는 안도 랠리가 연출되고 미국채 수익률은 아래를 향하던 것이 급반전된 것이다.
미 증시 다우지수는 이튿날인 5일 1000포인트 넘게 떨어졌고, 투자자들은 미국채도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가격과 반대인) 수익률이 치솟았다.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긴축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둔화세를 보일 것이란 투자자들의 우려가 짙어지면서 주식과 채권 시장이 함께 고꾸라졌다.
슈로더 투자 전략가 휘트니 스위니는 "시장이 연준의 인플레 통제 능력에 계속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사진=야후파이낸스] 2022.05.09 kwonjiun@newspim.com |
◆ 미국채 10년물 추이 주목해야
마켓워치는 미국채 장단기 금리차와 마찬가지로 침체 전조로 유용하게 활용되는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빌 칼라한 슈로더 투자전략가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채권 시장은 (다른 시장보다) 침체를 빨리 감지한다"면서 "만약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금리 인상을 고수한다면 미국채 금리는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과거 월가 흐름을 미래를 예상하는데 전적으로 활용하는데 무리가 있고, 특히 지난 2018년 위기를 현재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미 황 U.S.뱅크 신용 및 지방채 대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훨씬 두드러지고 실질적이란 점에서 현 상황은 (이전 위기 때와) 매우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이 장기화되고 중국에서의 제로 코로나 봉쇄 조치까지 겹쳐 공급망 차질을 해소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10년물 수익률이 이전 침체 당시보다 더 높게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은 "(경기 둔화 없는 긴축을 뜻하는) 연착륙을 추구하는 데 있어 연준이 다소 어려움을 겪을 시장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채 수익률 급등에 더해 미국 정크본드 수익률도 7%를 넘어서며 2년여래 최고치를 찍은 점도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투자운용사 포트폴리오 매니저 존 맥클레인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중앙은행들이 변동성을 낮추고 시장을 위기에서 구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지금은 그 반대"라고 지적했다.
맥케이 쉴즈 채권팀 선임 매크로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브 프리드먼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어떤 추이를 보일 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리드먼은 연준의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 (연착륙에 자신을 보이는) 연준의 수사는 시장 참가자들이나 나에게 잘 먹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스코어 ISI 주식 및 파생 전략 대표 줄리안 엠마뉴엘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고 판단하고 10년물 금리도 정점까지는 아니더라도 포물선 흐름을 중단한다면 시장 매도 속도가 더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엠마뉴엘은 개인 투자자들이 금리가 낮을 때 성적이 특히 좋은 성장주들에 많이 투자한 상태라면서, 지금은 채권 시장이 (매도) 분위기를 초래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바닥 다지기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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