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유가족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
"너무 말이 안되고 상상도 되지 않는다" 울분
피고인 아내도 증인으로 "정말 죄송하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지난해 12월 서울 서대문구 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일명 '막대 살인사건'의 피해자 유가족이 피고인에게 엄정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안동범 부장판사)는 28일 오후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한모(41) 씨의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선 피해자의 누나와 한씨의 아내에 대한 증인심문이 이뤄졌다.
증인대에 선 피해자의 누나 A씨는 피해자가 재대 후 한씨의 스포츠센터에 취직하게 된 과정과 한씨와의 관계 등에 대해 설명했다. A씨가 증언대에 서자 방청석에 앉은 유가족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A씨는 '피고인이 어떤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는지 알았냐'는 검찰의 질문에 "장례식장을 찾아온 형사들이 말해줬다"며 "회식하러 나간 애가 맞아 죽었다고 하니깐 '어디 가서 맞아죽을 애가 아닌데' 라고 생각했었는데 폭행의 흔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먼서 "너무 말이 안 되고, 머리속으로 상상도 되지 않는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경찰의 초동조치가 미흡해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한씨의 주장에 대해선 "말도 안된다"며 "어쨌든 경찰이 출동하기 전에 행위가 이뤄진 것은 맞지 않냐"고 반박했다. A씨의 주장에 피고인 석에 앉은 한씨는 고개를 떨궜다.
'사건 이후 남겨진 가족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냐"는 질문에 A씨는 "부모님은 현재도 심리 치료를 받고 있고, 소화제가 없으면 물만 마셔도 게워내고 잠도 잘 못 주무신다. 환청도 듣고 정상적으로 생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피고인이 사건 이후 유가족에게 사과를 하거나 합의를 위해 노력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A씨는 "특정한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사람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며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명확히 듣지 못했고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직원을 막대로 찔러 엽기적인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어린이 스포츠센터 A(41)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대표는 지난해 12월31일 서울 서대문구 내 한 어린이 스포츠센터에서 남성 직원 B씨(27)를 폭행 후 항문에 약 70cm 길이의 교육용 플라스틱 막대를 찔러 장기파열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22.01.07 mironj19@newspim.com |
A씨의 심문이 끝나자 한씨의 아내 B씨가 증인대에 섰다. B씨는 사건 당일 귀가하지 않는 피고인에게 전화하지 않는 점이 후회가 된다며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B씨는 "그날은 남편이 직원들과 2년 동안 서로 수고했다며 회식을 한다고 했고, 오후 10시 20분쯤 남편에게 '어서 와요'라고 카톡을 보낸 후 잠들었다"며 "그날 아이들을 재우고 같이 잠드는 바람에 아이 아빠에게 (집에) 들어오라는 전화를 못 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아이 아빠를 처음 만났을 때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14년을 알았는데 생각도 못할 어마무시한 일을 벌였다"며 "왜 저 사람이 저렇게 행동했는지 지금도 모르겠고 피해자들에게도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자신이 운영하던 스포츠센터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직원을 수차례 폭행하고 길이 70cm의 막대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한씨의 다음 재판은 다음달 23일 오후 2시 30분이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심문과 함께 재판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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