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내각 실용 인사라고 하는데 전혀 실용적이지 않은 것 같은데요?"(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
윤석열 인사에 빨간불이 켜졌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을 구성할 라인업이 대부분 발표된 가운데 특정 학벌과 지역, 나이, 성별 등 편중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의혹에 휩싸인 후보자들의 낙마 사태가 현실화하면 새 정부 출범 전 국정운영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내에서도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18개 정부 부처 장관 중 광주·전남은 단 한 명도 없어 새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광주·전남 패싱'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면서 지역 균형 발전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차별·갈라치기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윤 당선인의 인사로 '육서영'(60대·서울대·영남), '서영남'(서울대·영남·남성), '인맥내각' 등의 단어도 등장했다. 60대 나이에 서울대·영남 출신, 남성, 친한 사적 인연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각 부처 장관을 포함한 20명의 평균연령은 60.9세다. 60대 이상이 20명 중 절반이 넘는다. 최고령은 73세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다. 가장 젊은 인사는 49세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다.
박성준 정치부 기자 |
출신 학교도 편중 논란이다. 20명 중 서울대 출신이 11명으로 절반을 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윤 당선인과 같은 서울대 법학과 출신이 4명을 차지한다.
이런 '윤심'이 인사 검증에 장애요소가 된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온다. 윤 당선인은 '능력'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장관 후보자를 정했다고 하지만, 윤 당선인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상당수다. 당내에서도 '인사(人事)가 망사(亡事)'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기자에게 "윤석열 당선인이 예전부터 실용 인사를 강조했지만 실용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또 각 분야의 전문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수위나 장관 등에 전문가가 없으면 인수받을 때 전 정권의 주장을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다수 후보가 각종 의혹과 논란 속에 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 의대 편입, 병역 특혜 의혹 받는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사외 이사 '셀프 허가' 논란에 휩싸였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김앤장 전관예우'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현재 논란이 되는 일부 장관 후보자에 관해 "법에는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국민들의 인식은 다르다"며 "인사청문회에 가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는 게 옳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보자를 직접 추천한 분들은 이런 말을 쉽게 말을 못 한다"고 귀띔했다.
기존 정치가 도태되는 이유 중 하나는 비슷한 경험과 대학,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인물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몇 번의 정권교체에도 '공정과 상식'은 요원했는데 '서영남', '인맥내각'으로 변화가 생길까? 지지자들이 실망해 윤석열 정부 지지율에 더 일찍 변화가 오면 어쩔 텐가?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