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박용진·조응천·이소영 연이어 자성
"검찰 개혁 성공 위해서라도 다른 길 찾아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자당 소속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키자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4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부터 나섰다. 이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정치해서는 안된다"라며 "고민이 있었겠지만 정치를 희화화하고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어렵고 복잡할수록 원칙대로 정공법으로 가야한다"라며 "헛된 망상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분별력 있게 하자"고 요구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leehs@newspim.com |
지난 대선 경선에서 세대교체의 기치를 내걸었던 박용진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 개혁의 염원을 이루기 위한 기본적 전제는 국민적 공감대"라며 "검찰 개혁의 필요성과 수사권·기소권의 분리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지금 우리의 검수완박을 향한 조급함은 너무나 우려스럽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박 의원은 "바둑 격언에 묘수 3번이면 진다는 말이 있다. 비상식이 1번이면 묘수지만, 반복되는 비상식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검수완박을 찬성하는 국민들조차 이건 아니라고 말씀한다. 검수완박을 위한 상황논리, 비상한 결단이라는 말은 제가 보기엔 원칙을 저버린 또다른 소탐대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은 민주당이 지금 선을 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 성과의 기본 전제는 국민 공감대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검찰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절차적 정당성이 없으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다는 말이 있다"라며 "국민들의 시선이 두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조 의원은 "위성정당에 대해 대선 기간 중 이재명 후보가 몇 번 사과하고 반성했는데 얼마 됐다고 이런 탈당 무리수를 감행하나"라며 "검수완박법, 검찰정상화법이 만사를 제쳐두고 편법을 동원해야 할 만큼 절박한 일인가. 코로나19 뿐 아니라 경제 위기, 환율, 금리, 원자재값 폭등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소영 의원은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어제 민 의원이 수사 기소 분리 법안의 신속 처리를 위해 우리 당을 탈당한다는 기사를 봤다. 근래 접한 어떤 뉴스보다도 놀랍고 당혹스러웠다"라며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만든 국회법 취지를 훼손하고 편법을 감행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 민주당과 가까운 의원들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지정하며 본래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엄연한 민주당 의원이 탈당해 이 숫자를 맞추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너무나 명백한 편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편법적 수단까지 정당화하며 용인해선 안 된다"고 민 의원의 탈당을 말했다.
앞서 국회 법사위 소속인 민형배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이 됐다. 이는 검수완박 법안이 안건조정위에서 최대 90일 동안 발을 묶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동수 3인, 총 6인으로 구성되는데 무소속이 있으면 이에 포함된다. 이에 민주당은 2/3의 안건조정위 의석을 갖게 되지만 꼼수라는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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