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규탄대회 예고...포항 정치권 동참 주문
[포항=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포스코지주회사를 둘러싼 갈등이 재현되고 있다.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강창호, 범대위)는 13일 성명을 내고 "지난 6일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경영전략팀의 이름으로 포스코 전 직원 개인 이메일로 '포스코그룹 정체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내 '포스코는 국민기업이 아니다'고 한 것은 부모 세대의 피땀과 눈물, 제철보국의 창업정신을 거역하는 최정우의 억지 주장"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최정우는 국민기업 포스코의 역사와 전통과 정신을 더 이상 훼손하지 말고 즉시 포스코홀딩스 회장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범대위는 또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포스코는 시종일관 민족기업이고 국민기업이며, 설령 미래에 어떤 재벌업이나 거대 금융업자가 포스코 지분을 압도적으로 인수한다고 할지라도 포스코에는 국민기업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고(故) 박태준회장도 지난 1978년 언론을 통해 '포철(포스코)의 민영화'를 언급하면서 '어떤 시기에 가서 민영화를 하더라도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부주도형 민영화가 바람직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고 말한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13일 성명을 내고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사퇴 촉구와 함께 시민규탄대회를 예고하는 등 '포스코지주사' 갈등이 재현되고 있다.[사진=포함범대위]2022.04.13 nulcheon@newspim.com |
범대위는 "(이번 최정우 회장의 이메일을 통해) 최정우 회장의 속내를 훤히 드려다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포항에 본사를 두고도 잘해온 지주사를 없애고 서울에다 신설한 것이든, 미래기술연구원을 수도권에 설립하려 했던 것이든, 포항공대 기부 체납과 포스코교육재단 산하 학교들 공립화 운운이든, 박태준 회장과 창업정신을 철저히 멀리하게 만들었던 것이든, 그 모든 일들이 포스코의 역사와 전통과 정신을 망가뜨리려는 음험한 계략이었음을 스스로 폭로한 글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대위는 "포스코의 역사와 전통과 정신에 대한 자긍심을 존중하며 그 자긍심이 '100년 기업 포스코'의 원천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며 "포항의 모든 정치 세력은 포스코, 포항, 국가의 미래를 위해 최정우의 잘못된 경영 리더십을 강도 높게 비판할 것"을 주문했다.
범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시민규탄대회 등을 통해 포항시민과 함께 '최정우 퇴출' 운동 총력전에 들어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6일 경영전략팀의 이름으로 포스코 직원 개인 이메일을 통해 '포스코그룹 정체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일에는 '포스코는 지난 2000년 산업은행이 보유하던 2.4%의 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완전한 민간기업이 됐다. 민영화된지 20년 이상이 지났지만 여전히 국민기업이라는 애매모호한 개념으로 회사 정체성이 왜곡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범대위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지난 7일 포스코 케미칼 양극재 공장 착공식에 돌연 불참한데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범대위는 당시 성명을 내고 "최정우 회장이 지난 7일 포항을 방문해 포스코 지주사 이전을 공식적으로 약속해 주길 간절히 바랬지만 행사에 불참하며 포항시민들을 또 무시하는 처사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범대위는 또 "포스코 지주사 포항 이전 연대 서명에 40만 명의 포항 시민과 경북도민이 동참했다"며
"포스코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등의 포항 이전이 성실히 이행되지 않을 경우, 포항시민 결의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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