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성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직접생산의무 위반을 이유로 중소기업의 입찰 참가자격을 1년 간 제한한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A사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입찰 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사는 지난 2019년 2월 서울지방조달청 입찰에 낙찰자로 선정돼 국가와 리튬배터리 시스템 제작 및 설치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는 '하청생산, 타사제품 납품 등 직접생산 조건을 위반해 계약을 이행할 경우 입찰 참가자격 제한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A사는 2020년 5월 입찰에도 참가해 선행계약에 따른 납품실적을 이행실적으로 제출한 후 낙찰자로 선정되면서 후행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당시 후행입찰의 차순위 기업이었던 B가 "원고가 설치한 리튬배터리 시스템은 사실 다른 회사에게 하청을 줘 제작·납품한 것이므로 직접생산의무를 위반한 것이다"며 신고를 했다.
이에 서울지방조달청은 A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후 같은 해 12월 "선행계약을 이행하면서 직접생산의무를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입찰 참가자격을 1년 간 제한하는 처분을 내렸다. A사는 이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법원에서 인정하는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해 보면 원고(A사)는 전지 팩 제작·조립, 팩 실장·랙 조립, 회로팩·케이블 작업 등 조립공정 대부분을 직접 수행하지 않아 '직접생산'이라는 선행계약 조건을 위반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실제로 후행계약을 해지한 후 2021년 8월 서울지방조달청이 재입찰을 진행했는데 다시 원고가 낙찰자로 선정됐다"며 "이는 피고 스스로도 원고가 후행계약을 이행하는 데 가장 적합한 자격과 능력을 보유했음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처분으로 1년간 공공기관 등이 발주하는 모든 입찰에 참가할 수 없게 되는데 이는 매출의 상당부분을 공공입찰에 의존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중대한 경제적 손실"이라며 "위반행위의 위법성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원고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커 그 균형을 잃었다고 보인다"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jeongwon102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