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 미니스톱과 통합작업 착수
GS리테일·CU 위협하는 3위에서 선두 브랜드 도약 목표
1인가구 증가·코로나19 여파로 편의점 구매력 상승 가도
브랜드·가맹점 수 늘고 있지만 가맹점 매출은 감소추세
편의점 업계도 포화상태, 퀵커머스 등 수익성 강화 요구
[서울=뉴스핌] 김명은 기자 = 편의점 미니스톱을 인수한 세븐일레븐이 양사 통합 작업을 본격화한다. 업계 3·5위 기업의 결합으로 20조원에 이르는 국내 편의점 시장의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1인 가구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까운 거리 유통채널을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편의점 시장이 전체 유통업계 지형마저 바꿔놓고 있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3사의 매출이 대형마트 3사 매출을 앞지른 게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편의점 브랜드 수와 가맹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가맹점 매출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편의점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을 방증한다.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과의 통합 시너지로 편의점 업계 선두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3·5위가 합쳐 1·2위 위협하는 3위로 도약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후 인수를 위한 후속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미니스톱과의 통합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 22일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없다며 코리아세븐의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승인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1월 일본 이온그룹의 미니스톱으로부터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3133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하고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실제 지분 인수는 코리아세븐의 자회사인 롯데CVS가 하는 형태다.
공정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과 한국미니스톱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에 세븐일레븐 편의점 1만1173개, 미니스톱 편의점 2602개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2020년 매출액 기준 19조9134억원 규모로 GS리테일(35%)·CU(31%) 2강(强), 코리아세븐(20.4%) 1중(中), 이마트24(8.2%)·미니스톱(5.4%) 2약(弱)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의 결합은 3·5위 사업자가 3위(25.8%) 사업자가 돼 1·2위와의 격차를 줄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
공정위는 소형 슈퍼마켓 뿐만 아니라 B마트, 쿠팡이츠마트 등 퀵커머스 시장의 출현과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브랜드 이마트24의 약진 등을 이유로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의 결합에 경쟁 제한성이 약하다고 판단했다.
◆인력·상품·영업 등 시너지로 업계 선두 노린다
코리아세븐은 4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통합 편의점 운영 등을 위한 실탄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인수 후 통합 전략(PMI)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
우선 영업·점포개발 조직과 상품 차별화에 중점을 둔다. 아울러 물류, 전산, 시설 등 각종 제반 시스템을 일원화·표준화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특히 미니스톱의 강점인 넓고 쾌적한 매장과 특화된 즉석식품을 세븐일레븐의 차세대 플랫폼 '푸드드림'과 융합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또한 통합으로 더욱 촘촘해진 점포망과 물류센터를 활용해 퀵커머스를 강화하고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와 공동소싱, 통합마케팅, 콜라보 상품 개발 등도 추진한다. 조직문화 공유, 소통 프로그램 등을 통해 조직 안정화에 나서고, 가맹점과의 상생에도 신경 쓸 예정이다.
코리아세븐은 이처럼 인력, 상품, 영업 등 전방위 시너지를 통해 편의점 업계 선두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는 "다양한 분야에서 레벨업 방안을 검토하고,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두 회사가 가진 핵심 역량이 융합되면 브랜드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코리아세븐 제공] |
◆편의점 업계 포화상태로 인한 한계 극복은 과제
유통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고 있지만 편의점 시장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을 대표하는 대형마트 시장에 비해 상황이 낫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1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편의점 3사(GS25·CU·세븐일레븐)의 매출이 전체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9%로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비중(15.7%)을 넘어섰다.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여파로 근거리에서 소량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의 매력이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편의점 브랜드 수와 가맹점 수가 매년 증가하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공정위의 2021년도 가맹사업 현황 자료를 보면 편의점 브랜드 수는 2019년 31개에서 2020년 33개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무려 42.4% 증가한 47개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도 ▲2018년 4만2712개 ▲2019년 4만5555개 ▲2020년 4만8738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가맹점 매출액은 ▲2018년 5억7100만원 ▲2019년 5억6500만원 ▲2020년 5억4300만원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맹점 개점률이 2019년 12.3%에서 2020년 13.0%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폐점률 역시 5.5%에서 6.1%로 증가했다. 편의점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코리아세븐으로서는 넘어야 할 산으로 평가된다.
편의점 산업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코리아세븐의 미니스톱 인수가 시장 재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편의점 산업 성장의 주된 요인은 상위 2개사 중심의 개점 수요와 이마트24의 공격적인 출점"이라며 "롯데의 미니스톱 인수는 산업 재편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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