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 폐쇄 가속화 속 '공동점포' 대안
폐쇄 은행 지점에 무인 '초소형 점포' 설치
'나인투식스 뱅크'로 새로운 패러다임 도전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의 디지털 전환으로 은행 점포 폐쇄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새로운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기존 영업방식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영업시간을 특화하거나 공동 점포처럼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 산업은행과 '점포망 공동이용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고객들은 하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영업점과 자동화기기를 산업은행 채널처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산업은행에서 취급하지 않는 청약상품, 개인신용대출 상품, 전문 PB(Private Banker)를 통해 상속‧증여, 리빙트러스트 등의 차별화된 WM(자산관리) 금융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다음달에는 우리은행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공동 점포를 낼 예정이다. 두 은행은 옛 우리은행 신봉지점 자리(2층)에 50평 규모의 영업 공간을 마련해 각 은행이 반반씩 공간을 활용키로 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공동점포에 나서는 이유는 비대면 금융확산에 따른 급속한 점포 폐쇄 때문이다. 은행 점포 폐쇄 흐름 속에서 공동점포가 경쟁 은행들 간에도 윈윈전략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점포망 공동이용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소형 점포 디지털 EXPRESS 우이동점 내부 모습 [사진=우리은행] |
우리은행은 점포 폐쇄의 대안으로 '초소형 점포'를 꺼내들었다. 초소형 점포인 '디지털 EXPRESS점'은 디지털데스크, 스마트키오스크, 현금자동인출기(ATM) 등 디지털기기 3종으로 구성된 무인점포로, 지난해 말 폐쇄된 문산, 우이동, 구일지점 위치에 오픈했다. 화상상담 직원을 통해 지점 창구 수준의 업무를 볼 수 있고, 예금신규, 카드발급, 각종 신고 등 셀프(Self)거래 등으로 대부분의 업무처리가 가능하다.
우이동점은 방문고객 수를 고려해 혼잡이 예상되는 특정일에만 상담직원이 배치되는 팝업(Pop-up)창구를 운영하고, 구일점은 인근에 시중은행이 전무해 상시 영업창구를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지역 특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해 점포 폐쇄지역의 금융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새롭게 오픈하는 디지털 EXPRESS점은 점포 폐쇄지역의 고령층 등 디지털금융취약층과 금융소외계층을 지원하고 변화의 속도를 늦추어 적응 시간을 두기 위한 초소형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나인투식스 뱅크(9To6 Bank)'라는 영업점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이 지점들은 자산 관리나 대출 상담 등 대면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오후 4시까지인 폐점 시간을 오후 6시까지 연장한 특화 지점이다. 은행 점포 폐쇄가 가속화하는 흐름 속에서 색다른 도전이다. 해당 지점의 직원은 오전조와 오후조로 구성돼 근무한다. 오전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후조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식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9To6 뱅크'는 전문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대면 채널을 고객 지향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으로 영업점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아이들을 등원시키는 워킹 맘, 자기 계발을 원하는 직원 등 본인의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해 원하는 근무 시간에 일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넓혔다"고 밝혔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