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사장, 화성에서 노조 대표단 면담
"노조 목소리 경청의 뜻"...노조와 소통 계속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임금 교섭이 결렬되며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노조가 한자리에 모였다. 노조와 상생의 길을 가기로 한 삼성전자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파업을 저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경계현 대표이사(DS부문장 사장)는 이날 오후 화성사업장에 위치한 대표이사실에서 노조 대표단과 면담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임금 교섭 중 노조 대표단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노사 양측은 지난해 9월부터 5개월간 15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어진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져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날 면담은 지난달 21일 임금제도 개선과 관련 대표이사가 직접 대화에 나서라는 노조의 요구를 사측이 전면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이날 면담에 경 사장은 4개 노조 대표자들과 한시간 가량 대화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이날 성과급 지급 기준을 현재 EVA(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으로 변경하고 기본급 정률 인상 대신 정액 인상으로 전환을 요구했다. 또 ▲포괄임금제와 임금피크제 폐지 ▲최소한의 휴식권 보장 ▲유급휴일 5일 ▲회사창립일·노조창립일 1일 유급화를 제시했다.
이번 면담에서 양측은 뚜렷한 결과를 내지는 않았다. 대표이사와 노조 대표의 첫 만남이었던 만큼 양측은 서로의 입장과 의견을 충분히 듣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았다. 경 사장 측은 앞으로 솔직한 대화를 이어가자는 취지의 뜻을 전달해 노조와의 정기적인 만남을 예고했다. 다음 만남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 16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선 "노조의 요구사항이 과도하다"는 주주들의 의견이 나오며 노조를 향한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 측은 첫 대표이사와의 면담이 성사된 것에 의미를 두며 협상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노조 대표단을 처음으로 만난 것에 의미가 있다"며 "회사에서도 노조를 중시하고 앞으로 노조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