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인간의 생명을 침해한 중형 범죄"
검찰의 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만취한 상태로 동료 택시기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택시기사에게 법원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고충정 부장판사)는 18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배모(61) 씨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기각하되 직권으로 3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인간의 생명을 침해한 중형 범죄를 저질렀고 그에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같은 택시 회사에서 일하던 직장 동료 택기 기사를 수십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으로 범행 내용과 방법, 그 잔혹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통증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을 보이고, 유족들도 정신적 충격과 깊은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인한 처벌 전력이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없고 피해자를 상대로 우발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2021.02.19 mironj19@newspim.com |
배씨는 지난해 7월 24일 서울 중랑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동료 택시기사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한 달 뒤인 8월 1일 경찰은 "악취가 난다"는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흉기에 찔려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배씨가 A씨의 집에서 홀로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A씨의 집에서 배씨의 DNA(유전자)가 묻은 컵이 나오는 등 두 사람이 함께 술을 마신 흔적을 발견했다.
배씨는 재판 과정에서 공소 사실을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배씨 측은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피고인이 살해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검토해달라"고 호소했다.
배씨는 최후진술에서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억을 하지 못하는 저 자신이 원망스럽고 답답하다. 돌아가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전했다.
검찰은 지난 15일 결심공판에서 배씨에게 징역 20년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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