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출범했지만 '이재명 역할론' 계속 불거져
20대 여성들 중심으로 대표 만들기 운동도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역할론'이 여전히 힘을 받고 있다. 특히 20대 여성들의 지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전 후보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전 후보는 지난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부족했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대선 이튿날인 10일 선거대책위원회 해산식 이후 4일 만에 등장한 것이다.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부족했습니다.' 단 세 줄의 짧은 글이었지만 15일 오후 5시 기준 댓글이 1만개를 넘겼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3.10 leehs@newspim.com |
특히 이 전 후보를 '아빠'로 칭하며 응원하는 댓글이 눈에 띈다. 한 네티즌은 '나는 뒤에서 끝까지 응원하겠다. 정치하는 것 힘든데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 아빠 가고 싶은 곳으로 끝까지 가보자'고 썼다.
실제로 SNS에서는 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당대표 만들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 전 후보의 당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입당하고 이 전 후보를 오는 8월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추대하자는 움직임이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대선 이후 신규 입당한 인원은 10만여 명에 달한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전날(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당 관련해 지금 가입하면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의 자격을 가질 수 있는지 문의하는 분들이 많은데 안타깝게도 현재의 당헌당규로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에 입당한 분들도 권리당원 자격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이 전 후보가 비대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비대위 출범을 위한 의원총회가 있었던 11일부터 이 전 후보를 비대위원장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쇄신의 첫째 신호는 윤호중 비대위원장 사퇴"라며 소신 발언을 했다. 그는 "1600만 지지를 확보한 이재명 고문을 지키겠다고 입당하는 10만 신규 당원을 보자. 이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인가 아니면 이 열기를 살려 지방선거에서 다시 결집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면 답은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같은 의견이 당내 다수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후보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의 혁신을 위해서는 이 전 후보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당분간은 쉴 시간을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 역시 "아직은 너무 이르다. 당분간은 조용히 물러나 있어야 한다"고 조기 등판론에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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