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대 사망원인 1위 자살
"새정부, 생명정책 변화 모색해야"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청소년 자살시도자 중 병원 치료 경험이 있는 학생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존중시민회의는 15일 국내외 통계자료들을 분석해 '2022년 자살대책 팩트시트(factsheet)'를 발표했다.
2020년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195명으로 하루 평균 36.2명이고,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는 25.7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대비 4.4% 감소한 것이며, 정점을 찍은 2011년 대비 17.0%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살률은 비정상적으로 높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국가적 과제로 꼽히고 있다.
2019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 28.6명으로 세계 183개국 중 자살률이 4번째로 많은 나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충동적인 청소년기 자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0년 자살 위험군 초중고 학생은 2만 682명으로 조사됐다. 초중고 학생 자살 시도율은 2.0%로 집계됐다. 남학생 1.4%, 여학생 2.7%에 달했다. 이 중 병원 치료를 경험한 학생은 15%에 불과했다.
10대, 20대, 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었으며, 40대, 50대 사망원인 2위도 자살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10대 41.1%, 20대 54.4%, 30대 39.4%를 차지했고, 40대와 50대는 각각 20.8%, 9.9%로 나타났다.
2022년 자살대책 팩트시트 [생명존중시민회의] |
2020년 도ㆍ특별자치도의 인구 10만명당 자살자수는 충남 34.7명, 강원 33.2명, 제주 30.2명 순이었으며, 특별시ㆍ광역시는 부산 27.4명, 대전 27.2명, 인천 26.5명 순으로 많았다.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사람은 5.2%에 달하며, 자살 충동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38.2%), 신체ㆍ정신적 질환, 장애(19.0%), 외로움ㆍ고독(13.4%) 순으로 나타났다.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있다'는 비중은 79.6%이었다.
반면 사회적 관계망이 취약한 사람이 20%를 상회한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자원봉사 참여 경험률, 단체활동 참여율 등 사회적 자본이 감소 추세라는 것. 자원봉사 참여 경험률은 8.4%로 2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하상훈 한국생명의전화 원장은 "우리나라 자살 예방전략이 고위험군 관리 중심 의료 모델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사회적 자본이 튼튼하게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어야 자살 예방이 가능해진다"며 자살 대책에 대한 보다 폭넓은 접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재혁 생명존중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취약계층의 경제생활 문제로 인한 자살이 많은데, 정부가 보다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이사는 "새 정부는 세계 자살률 4위 오명을 씻기 위해 국정과제 채택, 자살대책기본법 제정, 대통령 직속의 자살대책위원회 설치 등 범국가적인 생명 정책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win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