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유럽연합(EU)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10일과 11일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을 점진적으로 중단하는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가 입수한 공동선언문 초안에는 "러시아의 침략 전쟁으로 유럽 역사 구조상 변화가 일고 있다"며 "우리는 2030년까지 신성장과 투자 모델 설계, 유럽 자주 건립과 의존도 감축을 위해 안보를 위한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추가적으로 단호한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적시됐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가 EU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는 유럽의 최대 에너지 공급국이기 때문이다. EU는 전체 천연가스 수입의 40%, 원유 25% 이상, 절반에 가까운 석탄을 러시아로부터 받는다.
EU 정상들은 러시아 에너지 퇴출 시간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이탈리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 일부 국가가 러시아의 공급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다만, 천연가스의 경우 EU집행위원회는 올해 안에 3분의 2로 수입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급처를 다양화하고 재생에너지에 투자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 우크라 EU 가입 승인 '신중'
우크라의 EU 회원국 가입 승인도 '패스트 트랙'(fast track·신속절차)으로 이뤄지진 않을 전망이다.
우크라에 대한 유럽의 강력한 지지가 공동선언문에 담길 예정인 가운데, 회원국 지위 부여는 다른 신청국인 몰도바와 조지아와 마찰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또 이미 터키·마케도니아·몬테네그로·알바니아·세르비아 등 여러 국가가 EU 회원국 신청 심사를 거쳐 수 년간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 EU 관리는 "당장 우크라에 회원국 지위를 부여하기에는 어렵다. 아마도 협정을 통한 협력 증대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 우크라는 전쟁에 휩싸였고 일부 지역은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으며 언젠가 완전히 러시아의 점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힘들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에 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무슨 큰일이라도 되느냐며, 오히려 회원국 지위를 부여해야 국제사회에 우크라에 대한 유럽의 지지 등을 명확히 보여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로이터가 인터뷰한 다른 EU 관리는 "터키도 1999년부터 회원국 지위를 부여받고 있다"며 "회원국 지위만 부여해도 EU가 우크라 편이고, 회원국 가입 협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다. EU가 외연 확장에 나서지 않는다는 정치적 인상을 주려 한다면 협상만 계속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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