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노심초사 모습...축하전화 오전 중에
적폐수사 발언 등 앙금 어떻게 풀 지도 고심할 듯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1% 이내 초박빙의 혼전 끝에 마무리된 10일 오전 청와대에는 긴 침묵이 흘렀다. 국민소통수석실의 브리핑이나 현안 설명 자리도 준비되지 않은 채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소통이 언제,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 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청와대는 윤 당선인과의 남은 임기동안 국정협력 방안 등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민주당과 여권 지지자들은 전날 저녁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가 선전하고, 자정께까지도 윤 당선인에 앞서가자 고무적인 분위기였다. 청와대도 지상파 3사 예측 결과와 민주연구원 전망치 등을 내부에서 공유하며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봤다.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정무수석실 소속 일부 관계자들은 늦은 시간까지 개표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도 관저에서 개표방송을 시청하고 여러 보고를 접하며 결과를 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후보가 새벽에 역전에 성공하고 계속 1위를 달리며 당선을 확정짓자 청와대도 침울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투표 결과에 대해 "무슨 말을 하겠냐"며 착잡한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중 윤 당선인에게 축하전화를 하고 유영민 비서실장을 통해 축하난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 관례에 따라 윤 당선인과의 회동을 빠른 시일내에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17대 대선에서 당선된 이명박 당선인은 노무현 대통령과 9일만에 만났고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8일 만에 박근혜 대통령과 회동했다. 전례를 볼 때 다음주중에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대면 소통이 있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맑고 온화한 날씨를 보인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바라본 청와대 일대가 선명하게 보인다. 2022.03.02 kimkim@newspim.com |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지난 2020년 6월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21개월 만에 한자리에 앉게 된다. 대통령과 검찰총장에서,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만나게 되는 두 사람이 임기말 국정 현안과 지속 추진 국정과제, 정권인수 인계 작업 등을 놓고 어떤 교감을 갖고 협력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특히 급격하게 확산중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대응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북한 미사일 도발 등 긴급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어서 현직과 미래 권력간 현안 조율 방향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이 지난달 선거운동 과정에 언급한 '현정권 적폐수사'발언에 대해 문 대통령이 요구한 공개 사과와 해명 문제를 어떻게 매듭을 지을 지도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 등도 중대 정치 현안이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청와대는 남은 대통령 임기 동안 차분하게 국정에 전념하면서 정권 이양 준비를 해나간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문 대통령도 대선 하루 전인 지난 8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의 외교와 안보에 대해서는 대선이 끝나면 당선자 측과도 잘 협력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정부의 남은 두달여 임기를 잘 마무리하고, 새 정부가 순탄한 국정 운영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만 남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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