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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늦어서 죄송합니다"...안철수, 정권교체 위해 모든 것 내려놓다

기사입력 : 2022년03월03일 18:16

최종수정 : 2022년03월03일 18:16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국민통합정부'
반목·대립 끝내고 3일 오전 단일화 선언
"더 많은 국민의 삶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기자회견이 남긴 어록은 단연 "국민 여러분, 늦어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 좋은 정권 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지난해 11월 1일 세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123일만에 야권 단일화를 선언했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다. 국민통합정부를 통해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승자독식, 분열의 정치를 넘어 모든 국정운영을 정상화하겠다는 포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3.03 kilroy023@newspim.com

안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제 결심에 실망한 분이 많이 계시리라 생각한다"면서 "제3당으로 계속 존속하면서 열심히 투쟁하길 원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그분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그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반드시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실행력을 증명해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숱한 반목, 대립 끝에 윤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협상 일지 공개 등 단일화 논의 과정을 둘러싼 '폭로전'이 전개돼 두 사람의 연대 가능성은 멀어졌던 상황이다. 

그동안 안 후보는 "거대 양당이 정권교체가 아닌 적폐교대를 한다"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를 지속했다.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를 내세우며 자신을 중심으로 한 연대가 아니면 대선 완주를 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왔다. 윤 후보 측이 여론조사 국민경선 제안에 명확히 답을 내놓지 않은 데 대한 불쾌감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날 안 후보는 국회에서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낭독하며 "오늘의 선언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늦은 만큼 쉬지 않고 끝까지 확실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낮 12시30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후부터는 안철수 '후보'에서 안철수 '대표'로 다시 돌아와 "우리나라를 좀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겠다"는 대의를 따르게 됐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옆을 지나가고 있다. 2022.03.02 photo@newspim.com

안 후보는 전날 TV토론에 국민의힘의 상징 색인 '빨강'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이를 두고 안 후보가 단일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성의를 보여준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공동선언문 초안 역시 국민의당 측에서 먼저 작성했다.

두 사람의 회동 일정은 전날 오후 8시 열린 TV토론 전부터 조율이 돼 토론 직후 확정됐다. 회동 장소는 두 사람이 모두 잘 아는 장제원 의원의 매형 집이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7일 "안 후보로부터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았다"며 협상 일지를 공개한 바 있다. 이후 사흘 만에 단일화가 극적 성사된 것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3월 9일 대선이 끝난 이후 신속하게 합당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는 기자회견 후 취재진을 만나 단일화 성사 소회를 "안 후보를 그전에 뵙고 여러 차례 만나고 했으면 서로가 훨씬 더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 아쉬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안 후보도 "그때 이후로 많은 고민과 많은 분의 말씀을 들었다"며 "저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 몸을 던져가며 우리나라를 좀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고자 정권교체에 몸을 바친 사람이다. 제 개인적인 어떠한 손해가 나더라도 그 대의를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당장 눈앞의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안 후보는 당원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이 같이 말하고 "저와 함께 거친 광야에서 꿈꾸고 노래했던 우리 일당백 당원동지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길고 고통스런 고뇌 끝에 결단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민주화 이후 10년 주기로 정권이 교체됐지만, 어떤 정권도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실망시키면 5년 만에 교체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도 우리 민주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정권교체를 통해 정부의 역할과 권능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새벽 후보 단일화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입장하고있다. 2022.03.03 leehs@newspim.com

두 후보의 단일화는 사전투표를 불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정치권에서는 당초 후보 등록 기간이었던 지난 지난달 13~14일을 야권 후보 단일화 '1차 마지노선'으로 봤다. 이어 투표용지 인쇄일이었던 지난달 28일의 하루 전인 27일이 단일화 '2차 마지노선'으로 거론됐다. 결국 세번째 마지노선이자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이날이 야권 단일화 성사일이 됐다. 

국민의힘은 투표 용지 인쇄 전까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음에 따라 "단일화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끈을 놓지 않겠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국민의힘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당내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마침내 두 사람의 단일화가 성사된 데 대해 "신뢰를 갖고 합당 절차에 돌입하면 선거 후 일주일이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 열망이 높고, 그걸 위해서 정권교체란 대의 하에 하나로 뭉친 모습이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주실 수 있는 힘으로 작용될 거라 본다"고 진단했다.

합당을 마친 국민의힘이 중도층, 호남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전국 정당화'에 한발 가까이 갈 수 있단 기대감도 높아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두 사람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것과 관련해 "안철수가 달라진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가 달라진 듯하다. 좋은 말로 하면 성숙해진 것이고 나쁜 말로 하면 노회해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아무튼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일색에서 좀 더 온건하고 합리적인 보수로 변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한편 안 후보는 후보 사퇴, 합당 후 자신의 역할론에 대해 "제가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지금 현재 국민의힘을 보다 더 실용적인 정당, 중도적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면서 "그래야만 국민의힘이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대중 정당이 될 수 있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선은 국민의힘을 보다 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정당을 만드는 일에 공헌하고 싶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ime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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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둔덕' 위법성에 말바꾼 국토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우리나라 역대 항공사고 가운데 세번째 대형 사고로 자리매김하게 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사건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에 대해 해외 항공전문가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지만 국토부는 자체 규정을 지켰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해외 권장 사항대로만 공항 로컬라이저 설치가 이뤄졌다면 이같은 대형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해명에만 급급하는 국토부가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2일 항공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형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무안공항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에 대해 국토부 책임론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안=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지지대로 구성된 로컬라이저 모습 ej7648@newspim.com 국토부는 무안공항 로컬라이저가 적법한 것이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 '적법'의 근거는 콘크리트 시설물이 지지하고 있는 로컬라이저가 '공항 안'이 아닌 '공항 밖'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해외 항공전문가들은 제주항공 여객기가 충돌한 로컬라이저 시설이 콘크리트 지지 기둥이 있는 둔덕 형태로 설치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공항 내 모든 시설물은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로 조립돼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철골과 같은 부서지기 쉬운 시설물이어야 만약 비행기가 충돌하더라도 경미한 사고로 끝날 수 있어서다. 실제 2015년 4월 일본 히로시마공항에 불시착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철골 지지대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와 충돌했지만 그대로 밀고 나갔고 탑승객 81명 중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국내 '공항시설법'에 따른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국토교통부 예규)에서도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규정됐다. 문제는 해당 로컬라이저가 종단안구역 외부 즉 공항 외부 시설물이라는 점이다. 국토부가 규정을 지켰다는 근거다. 이는 관련 국제규정인 'Doc 9137-AN/898 Part 6'에도 있는 내용이란 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국내 규정인 '공항안전운영기준'(국토교통부 고시)의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종단(끝)부터 최소 90m를 확보해야한다.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은 199m로 최소 기준보다는 약 110m 길고 다른 국내공항보다 긴 편이다. 포항경주공항은 92m로 최소 규정을 간신히 맞췄으며 그외 사천공항은 122m와 177m로 구성됐으며 울산공항은 200m, 제주공항이 240m로 가장 길다. 이 종단안전구역을 벗어나면 '공항외' 시설이 되는 셈이다.  다만 국제규정에서는 240m를 권고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내기준인 연방항공국(FAA) 기준은 300m로 국제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만약 이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항공기 제동을 돕는 '항공기 이탈 방지 시스템'(EMAS)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엔 EMAS를 설치한 공항이 한 곳도 없다. 규정이 없어서다. 더 큰 문제는 무안공항의 해당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는 종단안전구역이 끝나고 5m 밖 지점에 서 있다는 점이다. 규정 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이로 인해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는 점은 자명하다. 국토부의 해명은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해명과 달리 항공당국도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의 잠재적 위험을 알고 손을 보려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 때부터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지하는 문제의 둔덕을 설치했다. 이는 내구연한(15년)이 지나면서 2023년 개량 작업에 들어갔는데 30㎝ 두께의 콘크리트판을 더 올렸다. 이 과정에서 보강공사 시행자인 한국공항공사는 '장비 안테나 등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파손성(Frangibility)을 고려해 설계하여야 한다'고 적시했다. 즉 국제규정인 '부서지기 쉬운 시설물'을 공항 주변에 설치해야한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다.  하지만 무안공항 시설물 개량사업에서 콘크리트 지지 기둥은 오히려 더 강화된 셈이다. 이는 태풍 등으로 로컬라이저가 부서지는 걸 막기 위한 보강 조치였다는 게 국토부의 해명이다. 하지만 태풍을 만나는 빈도가 가장 잦은 제주국제공항의 로컬라이저 구조물은 철골로 돼 있다. 결국 국토부도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 설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토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을 비롯한 해외에도 비슷한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 지지대 구조물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반박이 제기되자 입장을 바꾼 상태다. 국토부는 "우리가 보유한 자료상에는 그렇게 돼 있는데 외국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주장이 있어 다시 보완해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전국 공항 내 항행안전시설물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키로 했다. 여수·광주·청주공항에도 무안과 유사한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돼서다. 제대로 된 시설물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종단구역이 끝나고 5m 지난 지점에 콘크리트 둔덕을 만들어놓고 규정을 지켰다고 주장하는 것은 뭐라해도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번 제주항공 참사가 처음이었던 것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donglee@newspim.com 2025-01-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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